- 재배 기술력 향상, 품종 평준화...향후 10년간 유지될 듯

‘오복플러스, 스마트꿀, 신금싸라기, 조은대, 돈방석, 대박꿀, 부자꿀, 참사랑꿀, 하늘애, 스마일꿀, 이래야꿀 등.’
이들은 현재 경북 성주일대 지역에서 생산되는 참외의 품종이다. 그야말로 참외는 스타품종이 없는 춘추전국 시대에 돌입했다.

참외품종은 1980년대 이전 중앙종묘의 신은천 참외가 시장을 주도하다 1984년 흥농종묘에서 육종한 단성화 품종인 ‘금싸라기은천’이 출시되면서 기존의 양성화 품종인 강서참외, 개구리참외, 먹참외 등의 시장은 축소되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출시된 농우바이오의 ‘오복꿀’이 스타 품종으로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최근에는 금싸라기 은천 계통을 기반으로 맛, 식감, 크기, 숙기 등의 소소한 차별성을 강조하며 10개 종자회사의 20여 개 품종이 참외 농가의 관심을 얻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한창이다.
이에 참외 종자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변천사와 함께 향후 시장을 전망했다.

# 참외, 스타품종 없는 춘추전국 시대
성주 인근지역의 들녘은 참외 주산지를 대변하듯 온통 하우스 물결이 춤을 춘다. 성주군은 전국 참외 생산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참외 농사를 짓는 농업인만 4500여명에 이르고 1억원의 조수익을 창출하는 농업인은 지난해 1000명을 넘어섰다. 이들 농가는 대개 하우스를 10~12동 운영하며 2~3가지 품종을 심는다.

현재 성주에서 유통되는 참외품종은 20여 가지에 이른다. 단연 돋보이는 스타 품종없이 이들 20여 품종은 고른 점유율을 나타내며 농가의 간택을 받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참외 종자는 1봉 당 500~600립이 포장돼 한해 9만 봉이 팔려 나간다. 시장규모는 약 70억원에 달하며 대목까지 포함하면 80억원 규모이다.

종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지난해 농우바이오의 ‘참사랑꿀’이 약 22%의 시장 점유율로 ‘넘버1’을 차지했고 PPS의 ‘스마트꿀’이 16%로 그 뒤를 이었다. 신젠타의 ‘조은대’는 고령과 안동지역 리딩품종으로 약 11%를 차지했으며 동부팜한농의 ‘부자꿀’ 역시 11% 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또 동부팜흥농의 ‘하늘애’와 ‘신금싸라기’, 동부팜한농의 ‘돈방석’ 등이 각각 6~9%를 점유했다. 이외에도 동부팜한농의 ‘칠성꿀’, ‘대박꿀’, 농우바이오의 ‘오복플러스꿀’ 등이 4~5년 동안 각각 3~4%의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는 군소업체인 이서종묘의 ‘스마일꿀’과 현대종묘의 ‘이래야꿀’도 가세했다. 이들 품종은 마케팅과 조직력에서 밀려 판매가 미진했을 뿐 품종의 우수성은 인정받았다. 이처럼 성주군 일대는 대한민국 참외 품종의 집결지이자 참외 마케팅의 전쟁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 종자업계 관계자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면 종자시장은 독과점이라볼 수 있다”며 “최근 몇 년전부터 우수한 참외 품종이 늘어나 참외 종자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고 밝혔다.

# 맛, 당도 뛰어난 고품질계 선호
참외 종자는 예나 지금이나 맛, 당도, 색택 등이 뛰어난 고품질계 품종이 선호되고 있다.

국내 참외 품종에 있어 가장 큰 획을 그은 것은 흥농종묘가 1984년 출시한 ‘금싸라기’ 참외이다. 수꽃과 암꽃이 균일하게 개화되는 단성화 품종인 금싸라기 은천 계통의 ‘금싸라기’는 이전까지 시장을 주도해온 양성화 품종인 개구리참외, 강서참외 등을 잠식해 나갔다. ‘금싸라기’ 품종은 러시아 야생 참외의 단성화 형질과 당도, 외형 등을 향상시킨 은천 계통 그리고 황피계 멜론 계통이 조합돼 출시된 품종이다.
따라서 ‘금싸라기’ 품종은 과색이 뛰어나고 맛이 우수해 20여 년간 장수품종으로 참외 농가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그 뒤를 이어 2003년 농우바이오의 ‘오복꿀’이 출시, 2010년까지 단숨에 시장점유율 80%까지 끌어 올렸다. 이 시기에도 동부팜한농의 ‘열정꿀’, ‘오성꿀’, ‘칠성꿀’ 등을 비롯해 각 회사들은 ‘성밖꿀’, ‘팔복꿀’, ‘금밭’, ‘당찬꿀’ 등을 출시했지만 ‘오복꿀’의 아성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 흰가루병 내병성 품종이 매해 출시됐지만 크게 히트치지 못하고 1~2년이 지나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후 2013년부터 본격적인 참외 품종에 대한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크게 분리하면 고 품질계 품종과 흰가루병 내병성 품종 간의 경쟁이었다. 그러나 성주지역 참외 농민의 재배 기술력이 우수하다 보니 고품질계 품종의 점유율이 약 80%로 내병성 품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성주군 선남면에서 20여년 째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장상열 씨는 “20여 품종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분명 품종마다 소소한 차이가 있는 만큼 소비지 시장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농가들은 품종 선택을 달리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농가 재배 기술력이 높아졌고 참외 품종이 평준화된 만큼 향후 몇 년간은 참외 시장의 독과점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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