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림부의 조사에 따르면 청과물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수입량도 늘어나지만 수출량은 정체하면서 자연히 국내 청과물유통량이 증가하고 있다. 청과물 유통량이 1990년 1067만톤에서 지난해는 1287만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개방과 더불어 산지와 소비지의 여건변화에 따라 청과물 유통 주체간의 점유비율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도매시장의 경우 시장수의 증가와 함께 취급물량이 늘어났지만, 점유율은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도매시장의 청과물유통 점유비율이 1990년 33%에서 1997년 49.2%까지 올랐다가 그후 점차 낮아지기 시작해 지난해는 47.9%로 떨어졌다.
반면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는 종합유통센터, 대형유통업체, 직거래(전자상거래 포함) 등의 유통시스템은 취급물량의 증가와 더불어 유통점유율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종합유통센터의 경우 청과물유통 점유율이 1998년 1.9%에서 2000년에는 3.4%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형유통업체는 1.7%에서 3.3%로, 직거래는 6.2%에서 7.9%로 비중이 커졌다.
반면 유사도매시장과 재래시장은 경쟁력 약화에 따른 시장수의 축소와 더불어 청과물 유통량이 급속히 줄어 1997년 46.1%에서 지난해 37.5%로 점유율이 감소했다.
종합유통센터, 대형유통업체, 직거래 등 현대적 유통시스템을 통한 청과물 유통시장의 다변화는 상호경쟁 유발과 생산농민은 물론 소비자의 편익보호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이들 신유통 시스템 이외에도 최근 인가받은 `한국농수산방송''이란 농수산물 유통전문 케이블방송과, 장차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문위성방송도 청과물을 위시한 농산물유통에 또 한차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신유통 시스템의 확장이 농산물 유통혁신에 기여하는바 크지만, 그 자체로 농산물유통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청과물의 경우 만성적인 수급불균형, 표준화 및 규격 포장화사업의 미비, 유통정보 전달체계의 미흡에 따른 문제가 유통발전에 병목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유통시스템의 추가도입을 통한 청과물 유통체계의 혁신과 더불어 농업관측, 표준규격화사업, 유통정보화사업의 활성화에도 계속적인 정책배려가 있어야 한다.
우선 농업관측사업은 농산물의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핵심사업이 될 수 있으므로 품목별 농업관측사업은 강화해 농민이 생산을 자율조정토록 유도,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을 동시에 이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품목별·기능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기구에서 객관성 있는 농업관측을 수행토록 하되, 생산자조직과 유통조직이 참여토록 해 관측사업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청과물을 포함한 모든 상품에서 표준규격화가 안되면 유통의 현대화와 효율화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투명거래가 불가능하고, 유통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며, 물류의 기계화가 어려워 결과적으로 비용이 높아지고, POS, CALS 등 첨단 유통경영기법을 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과물의 표준규격화를 유통개선의 핵심과제로 인식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보화사회에서 유통정보화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청과물관련 유통정보가 모든 유통참여자에게 실시간 쌍방향으로 흐르게 해서 공정한 청과물유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