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비용 생산구조로 체질전환 ''시급''
- 연이은 악재·소비위축…적체물량 폐사 증가

제주 광어양식업계의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제주 광어양식장 경영주들에 따르면 현재 광어 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수요가 없어 그나마 판매도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 광어양식업계의 현황과 경영난 해소 방안 등을 알아본다.

# 방사능-쿠도아충-세월호에 ‘휘청’

제주 광어 양식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원전 오염수 유출문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여름 일본 원전 오염수 유출문제가 불거진 후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급감, 양식광어의 소비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성수출하기에 기존에 양성된 물량을 제때 출하하지 못했다.

올해에 접어들며 원전 오염수 유출 관련 이슈가 잠잠해졌고 제주 광어양식경영주들은 1~2월 중 적체 물량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내 한 종합편성채널의 식품관련 다큐멘터리에서 광어 쿠도아충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 광어 소비가 채 회복되기 전에 다시 위축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키 위해 제주어류양식수협은 기존에 대일 수출물량에 한해서 실시하던 쿠도아충 검사를 전체 물량으로 확대 실시, 5월 성수기에 적체 물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해 소비성수기인 5월 광어 소비 역시 지지부진했다.

이 같은 연이은 악재와 함께 경기위축이 이어진데다 이달부터는 수산물 소비 비수기인터라 적어도 3개월은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문호 제주어류양식수협 유통사업팀장은 “일본 원전오염수 유출 이슈에 이어 쿠도아충, 세월호 참사까지 연이은 수산물 소비악재로 광어양식업계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가격하락에 생산비도 못 건져

소비부진이 이어진 반면 양식광어 적체물량은 여전히 전년대비 30% 이상 많은 터라 광어 출하가격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사료값, 전기세, 인건비 등 광어양식에 소요되는 필수적인 비용들은 전부 인상됐고 출하가 지연되며 광어의 폐사량이 늘어나고 있어 광어양식경영체의 경영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용문제를 해결키 위해 양식어가에서 생산비 이하의 가격이라도 출하하려해도 활어로 유통되는 광어의 유통특성상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판매가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의 한 광어 양식경영주는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전기세, 사료값, 보험료 등 광어생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든 비용은 다 인상됐지만 지난 1년 여간 광어 가격은 생산비 상승요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적체 물량은 늘었지만 여전히 소비가 부진한터라 수조에 있는 적체물량들의 폐사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문호 팀장은 “현재 2500~3000톤 가량의 물량이 적체된 상황인터라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에 1000톤 가량을 수매할 수 있도록 예산을 요청했지만 예산지원이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에 생산자들이 그동안 모아둔 수매자금을 10억원 가량 사용해 광어를 수매, 약간의 물량이라도 해소하려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 광어양식업 체질개선 선행돼야

일본 원전 오염수 유출문제 발생 이후로 이어진 광어양식업계의 경영난에 대해 전문가들은 광어양식업의 체질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생산구조로는 광어 가공기술 개발도 불가능하고 크고 작은 외부적인 충격에 취약해 소비악재가 올 때마다 광어양식업계 전체가 휘청거리는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식광어의 폐사율은 40%를 웃돌고 있는 실정이며 최근 연이은 소비위축에 따른 양성물량의 적체와 맞물리며 폐사율이 55%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어양식에 들어가는 비용역시 매우 높다.

김수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 책임연구원은 “현재 양식광어의 단가로는 광어 가공식품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가격 문제로 원재료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건비나 사료비용 등은 낮출 수 없지만 폐사율은 기술개발이나 시설개선, 관리효율화 등을 통해 통제가 가능한 만큼 폐사율을 낮춰 저비용 생산구조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체질개선과 함께 기존 자조금 외에 추가적인 수매자금을 조성, 소비위축 등이 일어날 경우 수매비축 등을 통해 양식경영체의 경영안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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