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농어민 “우리는 하나”

남북한 농민들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8~19일 양일간 북한 김정숙휴양소내 운동장에는 남한농민 670여명, 북한농민 630여명 등 총 1300여명이 참석해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남북농민 통일대회''를 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북한의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 남북한 농민들은 55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한덩어리가 됐다.

남과 북의 노래패들이 벌인 축하공연을 관람할때는 남북한 농민들이 어깨동무를 하며 민족애를 과시했으며, 남북한 농민들이 뒤섞여 자주와 단결팀으로 나눠 진행된 민속체육 및 오락경기에서는 55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의 우애를 보였다.

특히 남북 농민간의 씨름경기에서는 강한 승부욕을 보이다가도 막상 경기가 끝나면 서로를 위로해 주었는가 하면, 밧줄당기기 경기도중 밧줄이 끊어지는 헤프닝 속에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남한의 `청보리 사랑'', `소리타래'' 등의 노래와 북한의 오란희, 김종옥씨 등의 타령이 흘러 나오자 남북한 농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통일대회 이튿날 남북한 농민들은 금강산행을 함께 하면서 최근 극심했던 봄가뭄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는가 하면 농활을 통한 남북농민교류를 제안했다.

이번 통일행사가 대단원을 막을 내리자 또 다시 이별해야 하는 순간을 맞은 남북한 농민들은 1박2일간의 시간이 너무도 짧은듯 서로를 부둥켜 않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마주잡은 두손을 더욱 꼭잡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전농과 전여농, 농근맹 등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한 농민들이 6·15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언제나 마음과 힘을 하나로 뭉쳐 공동행동을 펼쳐 나갈 것임을 다짐하고 농민들이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의 주역이 될 것임을 선포했다.

정광훈 전농 의장은 “남북농민들이 앞장서나감으로써 통일조국을 이룩하자”고 강조하자,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과 북 농민들이 한민족임을 확인한만큼 자주통일의 길을 더욱 힘차게 열어 나가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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