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리만 따질 일은 아닙니다. 조합원을 포함한 지역민들의 생각과 정서문제도 있는 겁니다. 잠시 어려움이 있다 해서 성급하게 합병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도시형 농·축협들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갖고 상호 약점을 보완하는 길을 찾는다면 얼마든지 시너지 효과를 낼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을 것입니다.”

도전 3수만에 한을 푼 박천구 신임 금산축협 조합장. 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물론 지역사회에서 그에 대해 거는 기대 또한 자못 크다.

주변에서 보내는 합병 의구심과 관련해 박 조합장은 “지금 어깨가 무겁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있다”며 “‘잘 해 낼까’라는 우려와 의심보다는 오히려 격려와 지원을 보내 달라”고 일축했다. 150억원 이상으로 조합 고정자산이 충분하며 직원 및 조합원들의 일치된 합의가 있고 역사와 주변여건을 놓고 볼 때 금산축협이 구태여 타 조합에 의탁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금산축협 발전을 위해 관내 26개 농·축산물 품목별 연구회와 힘을 합쳐 축산물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이와 연계한 학교급식 공급확대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합 우시장 부지에(7000㎡) 시설을 갖춰 로컬푸드 간이시장을 만드는 한편 축산물 및 공산품과 관내 학교급식 원료공급을 전담하는 판매·유통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이미 26개 품목연구회 사무국장을 지낸 경험으로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놓은 상태다.

그렇다고 모든 걸 한꺼번에 의욕적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것이 아니고 현재 능력을 감안, 힘에 부치지 않게 차분하게 조합의 기초체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사업 3년차지만 아직 손익분기에 이르지 못하는 ‘한우프라자’의 경우 박리다매 등 영업 활성화 전략을 다시 짜고, 신용·경제 등 사업전반을 700억원까지 키워내면 우선 조합의 틀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문제는 화합과 단결 이뤄내자는 총의입니다. 다행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출자확산에 동참하면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조합원들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합의를 얻은 상태이기 때문에 잘 될 것입니다.”

지도자의 힘은 무섭지만 리더십만으로 그 조직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박 조합장은 “조직원의 열정, 합의, 협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협동운동의 일반론이라고 볼 때 지금 금산축협은 절체절명의 기로에서 마지막 카드를 빼들은 거나 마찬가지다”며 “똘똘 뭉치는 것만이 조합 생존의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각을 벗고 오랜 폐습을 걷어내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며 “그전처럼 예서제서 딴소리하고 엉뚱하게 딴죽을 걸면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고 만다”고 토로했다.

금산군 남일면에서 토종닭 원종계 생산업을 하는 박 조합장. 20년 양계업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다져진 사업수완과 내공이 그의 장점이다. 돌파력과 경영수완 여기에 조합직원 경험과 오랜 현장경험에서 나오는 열정도 뜨겁다.

박 조합장은 “지속가능한 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합원 수 확대, 기본출자금확대, 사업규모 확대가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의 지지와 협조, 직원들의 애사심과 근성발휘 그리고 확실한 리더십이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삼의 종주지 금산인삼조합이 백제조합과 합병되면서 지역사회 공동체가 갖는 상실감과 허탈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제2의 금산인삼조합은 없게 한다는 묵언적 합의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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