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FTA(자유무역협정) 농어업법(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5년 제1차 농업인 등 지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농가에 지원해 주는 피해보전직접지불금 대상 품목을 선정, 발표했다. ‘FTA이행에 따른 농업인 등 지원센터’는 지난해 각 품목에 대한 수입량과 가격동향 등을 분석한 결과 대두, 감자, 고구마, 체리, 멜론, 노지포도, 시설포도, 닭고기, 밤, 옥수수, 녹두 등 11개 품목이 피해보전직불금 발동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중 옥수수와 녹두는 FTA이행이 가격 하락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품목에 대해 직불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체리, 노지포도, 시설포도, 닭고기, 밤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는 폐업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보전직접지불금 대상 품목은 2013년 한우, 한우송아지 2개 품목이던 데서 2014년에는 수수, 감자, 고구마, 한우송아지 등 4개 품목으로 늘어났으며 이번에 9개 품목으로 또 다시 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가 그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한 FTA로 인한 농산물 피해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FTA는 해가 갈수록 개방 폭이 커진다는 점에서, 또 아직 뉴질랜드와 베트남과의 FTA, 그리고 국내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의 FTA는 발효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피해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식품은 광범위한 대체성을 갖고 있어 국내 농산물 수급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 최근 농축산물 가격 급등락 사태는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는 수입 농축산물 영향 때문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FTA로 인한 수입 증가는 각 품목별 직접적인 가격 피해 이외에도 타 품목에 영향을 미치면서 도미노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생산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이 뿐인가. 농업을 생업으로 갖고 있는 농업인들이 갖는 ‘상실감’과 ‘무력감’은 또 어떤가.
조만간 한 중 FTA에 대한 정식 서명이 이뤄진 이후 국회 비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중 FTA로 인한 농림축산물 피해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국내 보완대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갈수록 FTA 피해가 커지고 있는 이 때 마지막 FTA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중 FTA 국내 보완대책이 기존처럼 품목 중심의 대책을 세우는데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또한 피해보전직불제 발동 요건을 현실에 맞게 전면 재조정해 실질적인 대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커지고 있는 FTA 피해를 농가들이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최상희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