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임영진 베티카(주) 대표 · 조은네트워크 부대표

  오랫동안 농업농촌전문 홍보마케팅 기업을 운영하면서 훌륭한 농업인들을 정말 많이 알게 됐다. 이런 좋은 정보를 이웃과 나누기 위해 ‘조은네트워크’라는 도시소비자가 회원인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성수기에 메르스 때문에 체험이 줄줄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위해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제철인 매실청 담그기 원격체험을 기획했다. 도시에서 매실청을 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서늘한 데 두고 주기적으로 뚜껑을 열어 바람도 쐬어주고 가끔 휘휘 저어줘야 한다. 그렇게 긴 긴 석달이 가면 발효된 매실을 건지고 걸러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기다린다. 이 복잡한 과정을 전부 당진의 백석올미영농법인 할머니들에게 부탁하는 게 원격체험의 핵심이다. 대신 매실청을 담는 과정과 익어가는 과정은 SNS를 통해 공개된다. 이 체험으로 농가는 생매실로만 팔 때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소비자는 생매실 값에 약간의 체험비용만 더 내고 할머니손맛이 깃든 매실청을 3개월 후 집에서 받을 수 있게 됐다. 도시에서 농촌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은 거창하고 대단한 데 있지 않다. 이런 소소한 일상과 정이 쌓일 때 ‘도시와 농촌의 유쾌한 동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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