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년간 축산업계의 대표적인 현안과제 중 하나인 도축장 구조조정사업이 올해로 막을 내린다.
  2009년 1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된 도축장구조조정특별법의 일몰시한이 올 연말까지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금까지 일몰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도축업계와 일정대로 구조조정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09년 이전만 해도 전국적으로 110여개에 달하는 도축장이 난립하며 도축장 가동률이 소 22.5%, 돼지 42.9%에 불과할 정도로 경영악화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와 도축업계 스스로가 구조조정을 위한 분담금을 거출해 구조조정을 이뤄보자는 취지에 지금까지 사업이 추진돼 왔다.
  결론적으로 지난 5년간의 도축장구조조정사업의 성과를 보자면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2009년 87개소였던 도축장은 그동안 17개소가 줄어 현재 70개소가 있다. 당초 정부가 2015년까지 30개소로 줄이겠다는 목표는 일찌감치 사라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위생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많아지고 이익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개방화의 진척으로 점차 국내산 축산물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농산물과 달리 축산물의 특성상 반드시 도축이라는 단계를 거쳐야만 하는 상황에서 국내산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키 위해선 무엇보다 축산인이 주인이 되는 경쟁력 있는 도축장이 마련돼야 한다. 농식품부 역시 도축장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도축장구조조정사업에 대한 한계를 일정부문 인정하고 협동조합형 축산패커를 육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도축장구조조정사업 기한을 연장하면 과연 제대로 구조조정이 될까. 현재로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에 무게가 실린다. 목표대비 성과가 미진했지만 사업 시행전인 2008년과 비교해 도축장이 줄면서 소는 16%가량, 돼지는 14% 가량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도축산업이 건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도축업자로서는 관망적인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도 두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영향평가 등 기한 연장을 위한 절차들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오히려 기한 연장을 위한 기싸움에 집중하기 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 도축산업에 있어 민간 도축업계의 역할은 무엇이고 그 역할 수행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건의를 통해 정부와 도축업계가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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