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과 안전 그리고 신뢰가 먹거리 생산·가공·유통·소비의 기본요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유독 먹거리는 우리나라 생활경제에 있어 뜨거운 감자다. 하루가 멀다하고 식품 위생과 안전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각종 언론매체를 달군다.
  다양한 유통경로를 거치는 농축산물은 상하거나 변질되기 쉽다. 신선도를 잘 유지해 산지의 품질을 소비단계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농축산물의 규격화도 어려운 문제다. 이로 인해 농축산물은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 가치기준에 의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제품은 저렴해서 의심스럽고, 비싼 제품은 비싸서 불만스럽다. 친환경 농축산물을 사면서도 정말 친환경 제품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축산물의 경우 한우인지 육우인지, 국내산인지 수입인지, 육류등급표시는 맞는지 틀리는지 등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과 불신의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농산물과 수산물의 경우는 단순포장을 통한 유통으로 물리적 형상의 변화가 심하지 않아 그나마 의혹을 상쇄 할 수 있다. 그러나 축산물의 경우는 다양한 등급과 부위, 생산·가공·유통방법의 차이로 인해 소비자 혼선은 가중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에선 축산물 유통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도입, ‘소 및 쇠고기 이력 추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쇠고기이력 추적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축산물 유통은 위생시설이 취약한 가공장 및 정육점을 거쳐 판매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 모색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축산물 생산·가공·유통 단계별 HACCP 인증 의무화와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식품을 섭취하기 직전까지 각각의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한 요소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축산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또한 지육 및 정육유통의 현 축산물 유통구조를 포장육 유통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동네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우고기·돼지고기 포장육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축산물 유통업체에서 가공·포장한 고기를 별도의 처리과정 없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가공단계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축산물 위생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손쉬운 개체이력번호 확인을 통한 쇠고기 이력 추적제의 효율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물 포장유통 의무화와 재포장 금지 등에 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부위별·등급별 축산물 포장 유통을 통해 축산물의 △규격화와 표준화 △위생·안전 강화 △쇠고기이력 추적 및 원산지 둔갑판매 방지 등의 성과와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금열 농협안심축산사업부 한우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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