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73억 투자…현장 실용화 '성공'
'박테리오파지' 양돈질병 제어제 개발…세균질병 예방
대인소독기, 살균력 높이고 가격 부피 낮춰 '인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가축질병을 진단·예방하고 질병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미래 축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2012년부터 중점 투자돼 온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산업은 올해 73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자되며 지난해부터 질병 예방 사료첨가제, 대인 소독기 등 다양한 성과가 도출되고 있어 현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길 농기평 원장은 “정부가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산업에 연구비를 지원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현장에 적용됐다”며 “향후 기존 연구영역 외에도 인수공통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한 연구를 더욱 강화하고 동물의약품 산업 육성에 필요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성과 효능을 한몫에

▲ (주)씨티씨바이오에서 판매되고 있는 박테리오파지 제품으로 안전성과 탁월한 효능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원일 전북대 교수 연구팀은 양돈 관련 주요 병원균만 특이적으로 사멸시키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항생제 천연 대체제(사료첨가제)를 개발, 출시해 수십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테리오파지란 세균을 숙주로 삼아 증식하는 바이러스로 증식과정에서 세균을 사멸시켜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로 불리기도 한다.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 개발한 항생제 천연 대체제의 강점은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양돈장 현장에서 조직, 물, 토양 등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수집하고 필터링 과정을 거친 후 살모넬라, 병원성 대장균 등 양돈 관련 주요 병원균에 특이적으로 향균성이 나오는 박테리오파지를 분리·배양·정제해 사료 첨가제 형태로 개발했다. 이 사료첨가제는 기존 양돈 사료에 0.2~0.5%를 섞은 후 급여하면 세균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2011년 7월부터 사료에서 항생제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등 축산물에서의 안전성 규제가 크게 강화된 상황에서 김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친환경적 양돈 질병 제어제를 개발, 효능과 안전성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농기평의 지원으로 2012년부터 진행돼 온 이번 연구는 올해 말 종료될 예정으로 양돈 세균성 설사증, 부종병, 호흡기성 질환 등을 일으키는 병원균에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산업화가 진전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박테리오파지제품은 연구개발 참여기업인 (주)씨티씨바이오가 벡터페이즈 T(2014년 1월 출시)와 벡터페이즈 ED(2015년 1월) 등으로 상품화해 출시, 국내 사료제조사 및 농가에 공급돼 연매출 2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외에도 5개의 시제품 개발이 완료돼 대량생산체제로 현장 적용하기 위해 점검 중이다.

김 교수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항생제 천연 대체제는 인위적으로 합성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선별하고 개발해 안정성과 효과가 높다”며 “양돈 주요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박테리오파지를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산해냈다는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가격↓살균력↑ 가축방역 소독기

▲ 가격과 부피를 낮춘 (주)엔퓨텍의 스탠드형 대인소독기는 탁월한 살균력으로 축산농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엔퓨텍은 농기평에서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가축방역을 위한 대인 소독용 시설 장비를 개발, 산업화했다.

엔퓨텍은 우수한 소독성능과 인체 안전성을 갖추고 중·소규모 농장에서 구매 가능한 경제성을 겸비한 대인 소독 시스템을 개발해 축산 농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엔퓨텍이 개발한 제품은 자외선 안전필터를 구비한 대인 소독용 스탠드형 살균기와 동파방지장치가 내장된 초음파 안개 분사식 대인소독용 살균기 등이다.

대인 소독용 스탠드형 자외선 살균기는 자외선으로 살균하되 피부노화와 피부암을 유발시키는 파장을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자외선 파장을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은 국내 업체 중 엔퓨텍 제품이 유일하다. 초음파 방식의 안개 분사식 스탠드형 소독 시스템은 단순한 구성으로 원가와 부피를 낮췄다. 부스 형태 대신 세워놓는 형태로 기존 가격에서 50% 수준에 불과하나 살균력은 매우 뛰어나다.

특히 엔퓨텍은 자외선과 오존을 이용한 차량살균 소독장치도 제품화해 겨울철 동파염려가 없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소독약을 이용하지 않아 관리가 용이하고 차량 운전석 내부까지 모두 살균 소독이 가능하다. 엔퓨텍은 농가 등이 뿌리는 소독제를 신뢰하는 인식이 높은 경향이 있어 동파는 없되 눈에 직접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스팀 소독기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이화용 엔퓨텍 대표이사는 “보다 많은 축사농가들이 방역 장비를 구비해 축산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금형을 제작, 대량생산하면 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만큼, 농가 구매도 보다 용이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전염병을 차단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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