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새로운 가치창출 '업그레이드'
사람·조직·인프라 구축…글로벌 경쟁력 발굴

-'참다래' 브랜드로 특화…개방화 위기돌파 이력
-농축산업 가치 '무궁무진'…차별화·특화 확산 주력

정운천 새누리당 전주을 당선자는 전남 해남에서 참다래 재배로 성공한 농업인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발탁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번 4·13 총선에서 세 번의 도전 끝에 여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호남에 깃발을 꽂아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정 당선자는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은 정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여당의 불모지에서 3수 끝에 당선됐는데 당선 소감은.

농업 불모지인 호남에서 25년간 농업인들과 동거동락하며 키위를 재배했고, 키위를 참다래라는 브랜드로 특화시켜 개방화 위기를 돌파해 농식품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지난 7년 동안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 도전했고, 그 진정성을 인정받아 결실을 맺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농업의 근본을 벗어나지 않고, 항상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농업과 함께 하겠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서 사퇴한 후 여러 선택지가 있었을텐데 정치권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 졸업 이후 호남으로 가서 당시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외국 품종인 키위를 참다래 산업으로 키워냈다. 농업 불모지를 개척해 참다래라는 새로운 산업을 키워낸 것처럼 정치 불모지를 비옥토로 개척하고 싶었다.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전북지사에 출마하게 됐는데 당시 전북은 도지사부터 시·군·구의원까지 모두 야당인 1당 독주체제였다. 이때부터 이 지역장벽을 깨는 일이 현 시대에 가장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개방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농업계의 대응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개방화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기본 논리다. 확대돼 가는 경쟁 속에서 가격, 품질을 뛰어넘는 변수보다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내고 개발해나가야 할 때다. 농업의 기본은 사람·조직·시스템·인프라 경쟁력이다. 이를 탄탄히 구축하고, 생산단계에서 최종 소비단계에 이르는 과정 중에서 차별화되고 특화된 것을 찾아내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이뤄져야 세계와의 경쟁 속에 놓인 우리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농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농업·6차 산업을 추구하고 있는데 경험을 통한 실천으로 성과를 내는 것과 이론적인 것은 다르다. 농업 현장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차별화된 점을 찾아내 확산시켜 우리 농업만의 경쟁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치열함과 처절함이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동력이 약화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예를 들자면 농업과 식품을 결합한데서만 그치고 여기에 따르는 깊이 있는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업 패러다임이 식품과 결합됐지만, 치열함이 결여돼 개발을 통한 확장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계 대표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4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이제 우리 농업은 기존 농업에서 새롭게 가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또 농업은 식품산업으로 폭을 넓혀 나가야 할 때다. 국토면적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에 대한 시각도 변화해야 한다. 원시림을 보존·복원하는 녹화·규제사업에서 자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산지를 자원화해 가치를 상승시키면 우리 농업계 전반의 가치도 더불어 상승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농업을 키워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축산의 경우 먹거리 축산에서 벗어나 볼거리, 체험거리 축산으로 변모해야 하며 이러한 것들을 꾸준히, 치열하게 개발하는 집단이 존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차근 차근 하나씩 제대로만 개발된다면 엄청난 가치들이 창출돼 우리 농업계가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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