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쇠고기 시장잠식…소비기반 축소

 

▲ 한우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저항에 따른 소비기반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상) 끝없이 치솟는 한우값…호황일까
  (하) 한우 수급조절 ‘발등에 불’

  최근 한우산업을 보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 표면적으로는 한우가격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한우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듯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언제든 얼굴을 바꿔 한우농가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우가격 호황 이면에는 소비저항으로 인한 소비기반 위축 등 위험 요소가 내재돼 있어 한우농가는 언제 불어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우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 출하물량 감소로 가격은 연일 강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8일 전국 소매점에서 한우 1등급 등심 100g당 가격이 평균 7672원으로 평년 가격인 6055원보다 26.7% 상승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서도 지난달 100g당 한우 거세우의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23.4% 상승한 2만2784원이었다. 1+등급은 2만0922원, 1등급은 1만918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5.6%, 26.6%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출하마릿수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축산관련 전문가들은 사육마릿수 부족뿐만 아니라 육질등급 및 도체중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가에서 출하일령을 늘려 수취가격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한우 출하물량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1분기 가축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육우의 사육마릿수는 259만6000마리로 전년 동기대비 6만3000마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1~4월 한우 출하물량도 25만9000마리로 지난해보다 19.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우가격 강세 속 수입 쇠고기 시장 잠식 확대
  이같은 한우가격의 강세 속에 쇠고기 수입은 갈수록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현재 한우가격의 지속적인 가격 강세로 소비자들이 수입 쇠고기로 눈을 돌리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수입 쇠고기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회장은 “과연 향후 한우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이미 수입 쇠고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다시 한우를 찾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한우 소비기반 축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3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2014년 12월 한·호주 FTA 발효 이후 쇠고기의 수입량이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29만7000톤으로 2012년 대비 17.2%,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1~4월 쇠고기 수입량은 10만4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말까지 총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31만2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입 쇠고기의 물량 공세에도 한우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8월 한우 도축마릿수는 19만4000마리로 지난해보다 14.5% 감소해 국내산 쇠고기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1세 이상 사육마릿수 감소로 이달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275만마리보다 1.9% 감소한 269만마리로 전망하고 9월 한·육우 사육마릿수 또한 지난해 275만마리보다 2.6% 감소한 268만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같은 사육마릿수 감소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에는 260만마리까지 감소할 것이란 것이 한우업계의 예측이다.
  이에 대해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생육주기가 다른 축종에 비해 긴 한우산업의 특성상 한번 수급이 틀어지면 수급안정까지 3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며 “수급 안정장치 마련을 통해 농가들이 안심하고 생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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