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이 겁이 날 정도로 오르고 있다. 최근 6년간 6월 둘째주 주간 박피기준 돼지 경락가격을 살펴보면 구제역으로 폭등했던 2011년을 제외하면 올해가 가장 많이 올랐다. kg당 2012년 5063원하던 경락가격이 2013년 4573원, 2014년 6307원, 2015년 6184원, 2016년 6557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통상 돼지고기 가격은 여름 휴가철과 캠핑 시즌 등에 오르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지금이 그 시기라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이상 기후로 인해 5월부터 더워지면서 밖으로 나가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소고기 가격 폭등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다. 지난 3~10일 사이 한우고기 가격이 kg당 1만9000원까지 오르자 대체재로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덩달아 돼지고기 가격이 뛴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이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해도 너무 올랐다. 도매시장 박피기준 가격을 보고 있는 농가마저도 놀라고 있다. 지난 16일 음성 공판장에 출하된 돼지고기 경락가격이 7414원을 기록하자 차제에 박피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과 4개월 전인 2월 18일 개최된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에서 양돈조합장들은 돼지도축마릿수 증가와 수입돼지고기 판매 확대 등이 예상됨에 따라 돼지가격 하락을 경고한바 있는 것을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가격폭등이다. 돼지고기 가격변동 사이클을 벗어나는 가격 폭등의 원인을 박피기준 가격정산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부분이다.
  박피를 기준으로 돼지가격이 정산됨에 따라 조금의 변화에도 돈가의 급등락이 반복돼 왔고, 이 같은 돈가의 급등락은 소비시장에서 한돈의 입지를 좁히는 등 악영향을 끼쳐온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돈가가 최근처럼 급등할 경우 외식체인점 및 대규모 식당 등 돼지고기 대량 소비처들은 안정된 사업영위가 어려워져 수입육의 유혹을 쉽게 떨쳐낼 수 없다.
  돼지고기 가격폭등의 이상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돈농가들을 설득해야 한다. 양돈농가들을 대상으로 정산방식 전환의 필요성을 적극 주지시키고, 탕박기준 돼지가격 정산방식에 동참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과 양돈농협, 대한한돈협회,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목우촌 등이 ‘돼지가격 정산기준 등급제 전환’을 위한 협약식을 맺은 이후 서울경기양돈농협과 도드람양돈농협이 최근 돼지의 가격정산을 탕박기준으로 전환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모범적으로 정착해 탕박기준 가격정산이 전국으로 확대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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