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익산이 접하는 지역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백구농협.
백구농협은 도시근교농업인 포도와 사과, 복숭아 등 과수와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등 시설채소를 주로 출하하고 있다.
그중 특히 포도는 529농가가 300ha의 면적에서 연간 6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단연 백구지역 농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지역 특성상 사양토 등 토질이 좋고 물빠짐이 원활해 당도가 평균 15도가 넘는 상품성 높은 포도가 생산된다.
그러나 지난해는 별다른 재미를 못봤다.

IMF를 겪으면서 지역 농가들이 수익성이 높았던 포도재배에 몰렸기 때문이다.
무려 600여 농가가 포도재배에 몰리다 보니 공급과잉으로 가격도 떨어지고 물량체화도 심각했다.
백구농협은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공동선별·공동계산과 유통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재배면적이 3000평 이상인 선도농업인 27명을 선정했다.

특히 유통활성화자금을 지원받아 이들 농가에 선도금으로 4억원을 지원했다.
예냉시설 설치와 팔레트 출하를 위해서도 1억2000만원을 이용했다.
이들 선도농업인이 생산한 포도를 백구농협이 책임지고 공동으로 선별해 5kg 개방형상자로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선별을 위해 백구지역에 거주하는 젊은층의 여성 30명을 선정했다.
선별방식도 포도의 모양과 350~400g, 300~350g이 되는 것만을 특품과 상품으로 선별하도록 교육했다.

포장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4kg과 10kg 상자판매였지만 상품성을 직접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5kg 개방형상자를 활용키로 했다.

디자인도 기존 백구포도와 전혀 다른 탐스러운 점을 강조하는 한편 `백구포도 알알이 사탕''이란 브랜드명도 만들었다.
이들 제품의 판매확대를 위해서도 밤낮없이 뛰고 있다.
그동안은 관내 생산량 6000톤 가운데 650톤 정도만이 서울에서 판매될 뿐 대부분의 물량은 포화상태에서도 인근지역에서 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수도권 판매 확대에 주력한 결과 올해 시범적으로 농협물류센터와 이마트 등과 직거래 계약도 맺어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상품성 유지와 출하조절을 위해 16평 규모의 예냉시설도 도입하기 위해 중앙회에 지원사격을 요청했다.

윤세천 전무는 “올부터 선도농가가 생산한 포도를 중심으로 농협이 공동선별해 농협물류센터와 이마트에 전량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 이같은 포도 유통활성화사업이 성공할 경우 곧바로 다른 작물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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