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식감 '입맛잡아'…美·호주·네덜란드 '수출 맑음'
中, 무관세·저가 공세로 시장 장악…대책 마련 시급

-지속적 수출 위해 품목간 연합…조직·규모화로 경쟁력 UP
-팽이버섯, 수출시장 선도적…GSP사업에 품목 추가 필요

▲ 우리나라 버섯은 향이 좋고 닭고기 처럼 쫄깃해 전세계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현지의 한 마트에서 우리나라 버섯 시식을 준비하는 모습.

개방화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세계시장에서 농식품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농가들이 이제 국내시장 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영농계획을 세워나가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품목별로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버섯 역시 일원화된 수출 창구를 만들어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버섯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품목 간 연합을 통한 조직화, 규모화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이를 위해 버섯 생산자의 자구책 마련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 관련 법 도입 등도 요구되고 있다.

▲ 우리나라 버섯은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의 수출은 증가 추세인 반면 아시아와 아세안 지역의 수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 활성화를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조직화·APC 통해 고품질화 이뤄내야

버섯 업계에서 버섯 수출의 선결 과제로 꼽는 것은 ‘조직화’다. 버섯 품목 중 수출 선도 조직은 팽이버섯의 한국버섯수출사업단(K-MUSH)과 새송이버섯의 머쉬엠(MUSH-M)이다.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단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버섯 수출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하고 수출 시장을 각각 개척·신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수출 시장에서 우리 버섯이 중국산 버섯에 밀려 고전하면서 버섯 수출 선도 조직을 통합해 수출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력시장 수출점유율을 지속 신장시키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공동마케팅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데 업계 이견이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김재경 의원(새누리, 진주을)이 ‘버섯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계류하다 폐기됐다. 이 법률은 생산자 조직화와 수출창구 단일화, 수출에 대한 법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 버섯유통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섯 생산자를 중심으로 조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는 이번 20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의 재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오복 버섯수출협의회장은 “버섯은 타 품목에 비해 농가의 입김이 쎄 조직화가 이뤄지지 못해 국내 비수기에는 버섯 물량이 몰리는 반면 국내 성수기에는 수출 물량 확보조차 쉽지 않다”며 “금산과 같은 권역에 버섯APC(농산산지유통센터)를 설립해 수출이 이뤄지는 버섯 물량을 일괄 집하해 포장, 유통하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유통물량 조절, 가격 등락 조정, 포장의 고품질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해외서 요구가 늘고 있는 소포장 수요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버섯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버섯자조금 도입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가칭)버섯류 통합 의무자조금 설치 준비위원회’는 지난 5월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버섯생산자 단체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가격 등락 문제를 소비 촉진과 자율적 수급 조절 등을 자조금 도입을 통해 해결하고 적정 농가수취가격을 유지해 버섯산업의 존립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이에 오는 12월 버섯류 의무자조금 출범을 목표로 각 단체의 의견을 모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 현재 우리 버섯은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포장기술이 미비해, 우수한 설비로 완벽한 진공포장을 하고 있는 중국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아시아시장 공략 과제는

통계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 ‘KATI’ 등의 버섯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출 장악력이 하락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전체 버섯 수출 비중도 줄어들고 있어 수출 활성화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계청 등의 버섯 현황을 살펴보면 버섯 수출량은 2011년 1만8241톤에서 2014년 1만5093톤으로 감소해 버섯 수출액도 2011년 3823만1000달러에서 2014년 3691만9000달러로 감소했다. 수출 비중도 2011년 11%에서 2014년 8.4%로 줄어들었다.

KATI 수출입통계 버섯류 수출 실적에 따르면 베트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하락이 가파르다. 베트남 수출 현황은 2015년 기준으로 전년대비 중량은 53.9%, 금액은 49.2% 감소했다.

이는 아세안시장에서 상호대응세율 제도가 수출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상원 K-MUSH 대표이사는 “아세안 시장에 있어 바로미터인 베트남 시장은 기존에는 우리나라가 65%, 중국이 45%를 점유했지만 최근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며 “중국은 무관세 날개를 달고 아세안 시장을 파고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상호대응세율 제도로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 활용률이 매우 낮아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버섯 수출 역시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팽이버섯의 최대 생산 지역이자 소비지역이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종균 개발 미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KATI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팽이버섯 수출은 2010년에 5093톤, 645만3000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 수출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새송이버섯 역시 2010년 1톤에서 2013년 40톤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실적은 전무했다. 일본으로의 팽이버섯 수출도 2010년 144톤, 20만8000달러에서 지난해 82톤, 15만3000달러로 감소했다. 새송이버섯도 2010년 236톤, 81만4000달러에서 213톤, 64만3000톤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일본시장으로의 우리 버섯 총 수출량은 215톤으로 시장 점유율이 6%에 그치는 반면 경쟁국인 중국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81.1%에 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중국 정부의 버섯 산업을 육성으로 중국 버섯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중국은 우수한 설비와 낮은 자재비 및 인건비로 고품질의 버섯을 생산해 저가에 방출하고 있어 우리 버섯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 버섯 농가들이 고가의 설비를 갖추면서 우리 버섯의 포장기술이 중국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버섯에 특화된 기계가 없고 각 농가에서 단가를 낮추고자 저가 필름을 쓰면서 운송과정에서 진공포장이 풀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 신뢰를 하락시키고 있다”며 “현재 우리 버섯은 우수 품질로 승부를 보고 있지만 포장에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 우수한 설비로 완벽한 진공포장 수출을 하고 있는 중국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수출과 관련해서 남 대표이사는 종균개발이 우선이라고 봤다, 그는 “일본으로의 팽이버섯 수출이 제한적인 까닭은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수출용 팽이버섯 종균 없이 일본품종의 팽이버섯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버섯의 경우 팽이버섯이 선두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만큼 진행 중인 GSP(골든시드프로젝트)사업에 팽이버섯 품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지에 맞는 메뉴 개발의 필요성도 요구된다. 박진호 머쉬엠 대리는 “아시아지역은 인구밀집도로 인해 대단히 중요한 시장이나 식문화 차이로 활성화 조성단계에 머물고 있는 만큼 한류붐에 편승해 버섯 메뉴 개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버섯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유기농 버섯 생산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 미국·호주·네덜란드 수출 증가

반면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미국과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의 지난해 기준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20.9%, 15.6%, 9.2%, 7.9% 늘어났다.

aT 등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각종 홍보활동으로 교민 중심에서 중국계, 히스패닉계 등으로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고 향이 좋고 닭고기처럼 쫄깃해 우리나라 버섯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네덜란드는 소비자들이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는 추세로 우리나라 버섯의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U(유럽연합) 회원국 밖에서 네덜란드로 유입되는 물품은 통관제도가 타 국가에 비해 손 쉬워 향후에도 네덜란드는 유럽 수출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아시아인을 주로 타깃으로 유통되고 있다. 호주시장에서 우리 버섯이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품질과 안정성을 확보해 80.8%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남 대표이사는 “버섯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가나 생산자단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적극적 홍보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출펀드·유기농버섯 생산기반 조성

아울러 우리나라 버섯 수출활성화를 위해 수출 펀드를 조성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남 대표이사는 “농협에서 수출 선도금을 통해 파프리카 등의 품목이 수출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지만 버섯은 이에 해당되지 않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성수기의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선결과제인 만큼 버섯 수출활성화를 위해 수출펀드를 조성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이를 발판으로 타 품목으로 확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기농버섯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박 대리는 “지난해에도 정부에서 유기농 버섯 생산을 위한 배지센터 지원금 50억원이 배정됐지만 현재 그 사업주체와 사업이 개인이익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했다”며 “정부의 지원 사업이 진정한 농가 소득 창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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