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30~40% 소진, 시판만 웃었다
올 상반기 작물보호제업계는 무더위와 잦은 강우로 오랜만에 소비수요가 회복됐지만 그동안의 재고가 많아 업계의 직접적인 매출 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누적된 재고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조사돼 내년부터는 평년수준의 신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또한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와 팜한농 출범, 글로벌 원제사의 ‘갑(甲)질’ 논란, 생물농약에 대한 주목도 올 상반기 작물보호제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3) 작물보호제
올 상반기에는 무더위와 잦은 강우로 농업인의 작물보호제 소비가 증가했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체된 재고로 업계 매출 성적은 지난해 동기대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재고 소진이 많았던 만큼 시판을 중심으로 한 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업계 전체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99%정도로 추산됐다. 업체별로는 경농, 성보화학, 신젠타, 팜한농이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으며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농협케미컬이 소폭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엘 코리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업체에서는 몇몇 제품에 대한 독성 안전성 문제 제기로 소위 ‘밀어내기’식 판매를 장려했으며 이에 일부 농업인들 역시 판매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해당 제품을 사재기해 매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반면 시판에서의 판매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말 작물보호제 재고량은 5000톤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올 상반기에 이 중 30~40%가 소진된 가운데 신제품 판매는 지난해 동기대비 비슷한 실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신원택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장은 “올해는 무더위와 잦은 강우로 지난해까지 2년에 걸쳐 누적된 재고가 30~40%가량 소진되는 등 작물보호제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평년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작물보호제업체 관계자도 “올해 농업인의 작물보호제 소비가 증가했지만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다만 시판에서 재고가 많이 소진된 것으로 나타나 내년부터는 매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작물보호제업계에서는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팜한농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팜한농은 그린 바이오분야에서 세계 Top 10기업이 될 것을 천명했으며 새로운 CEO로 김용환 전 제주대 석좌교수를 선임했다.
또한 글로벌 원제사의 갑질 문제도 논란이 됐다. 글로벌 원제사인 바이엘 코리아가 1980년부터 지속돼 온 경농의 ‘데시스’ 유제에 대한 독점 공급 및 상표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자사 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한 때문이다.
이에 수입 원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판매업체가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들이 세간에 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는 국내 작물보호제업계의 생물농약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한해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농약과학회에서는 지난해 생물농약에 관한 특별강연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 춘계학술발표회에서는 생물농약에 관한 다양한 주제발표와 강연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학농약의 잔류와 내성 및 저항성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보완적 기능으로 생물농약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편 한국작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출하된 작물보호제는 1만3736톤으로 지난해 동기 1만3596톤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