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격리 정책 '언발에 오줌누기'
가격하락·판로걱정…풍년에도 시름
현실적인 수매정책·홍보활동 필요
자조금 통한 농업인 자구적 노력을

“쌀 재고가 190만톤이상이 쌓여있는 가운데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풍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농업인 생산자들이 판매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예측 조사를 기반으로 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쌀 수급과 관련해 이같이 운을 뗐다. 풍년 농사임에도 가격 하락과 판로 걱정으로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쌀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풍작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됨에 따라 농업인의 가격 하락 우려가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특히 수매 등 정부의 시장격리 정책이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추가 격리만 잦아지고 시장에서 효과는 낮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회장은 생산량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 조사를 실시해 수확기 전량판매가 가능할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수매정책과 쌀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홍보 활동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산농가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쌀 산업 유지?발전을 위해 적정 생산량으로 조절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농업인의 생산량 조절 노력과 정부, 지자체 등의 농업인 소득보전 대책, 대체작목에 대한 판로 확보문 물론 쌀 소비 캠페인 등 소비촉진 활동이 경주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쌀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농업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기후변화, 수리시설 등 기반시설 현대화로 생산량이 증대될 수 있는 요인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며 “생산자인 농업인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아 쌀 수급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최근 쌀전업농을 중심으로 쌀 자조금을 통해 농업인 스스로 쌀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활동과 캠페인, 부정적 인식개선을 위한 연구 등을 진행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며 “WTO(세계무역기구)에서 정부의 농축수산물 홍보활동을 규제하고 있는 만큼 자조금 등을 토해 농업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쌀 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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