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일소현장 발생 등 노지·하우스재배 농가피해 속출
농산물보관 저온저장시설 지원 시급

  연일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비상이 걸렸다.
  과일, 과채류, 엽채류 생산자를 비롯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에 따르면 사과, 복숭아 등은 일소현상(직사광선에 의한 고온장애)이 발생했으며 포도는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 쭈글쭈글해지고 비상품과 발생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토마토 등의 과채류는 제때 과숙이 이뤄지지 않고 햇볕에 데여 상품성이 떨어지고 저장기간도 짧아져 농업인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엽채류는 수확 직후부터 숨이 죽어 도매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산물이 경매 전부터 이미 품위가 하락하고 부패되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다.
  가락시장을 찾은 한 생산자는 “노지재배부터 하우스재배에 이르기까지 고온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해마다 여름철 고온 지속기간이 늘고 있어 벌써부터 내년 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생산자는 “과채류에 수분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지만 작물이 고온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며 “중과가 되기도 전에 햇볕에 데여 생산비나 건질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고온으로 인한 피해는 유통과정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가락시장의 경우 유통인들의 점포 주변 온도가 40도에 달해 낙찰 받은 농산물의 보관에 애를 먹고 있다.
  저온저장시설 부족으로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때 팔지 못한 농산물이 부패돼 쓰레기가 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중도매인들은 농산물 쓰레기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가뜩이나 농산물도 팔지 못하고 버리는 상황에서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부담해야 돼 손실이 막대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중도매인들은 부패되는 물량을 줄이기 위해 자비를 들여 천막을 짓고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 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사용해 천막을 지었지만 설치 후 얼마 되지 않아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허가가 나지 않은 시설물은 갖출 수 없고 농산물 운송에도 방해돼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에어컨 가동으로 인해 막대하게 발생하는 전기세도 문제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중도매인들은 “저온저장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비를 들여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는 것은 농산물을 낙찰 받지 말라는 것”이라며 “서울시공사가 관리차원에서 저온저장시설 구축 등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농산물 운송통로에 방해가 되지 않는데도 서울시공사는 왜 천막을 설치하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가락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공사의 이 같은 조치는 중도매인 뿐만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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