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농업·농촌의 길 2016'-한국농업·농촌의 진화 방향

이한태 기자, 박현렬 기자, 최은서 기자, 이예람 기자l승인2016.11.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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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정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할까?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 아니면 시장경쟁력에? 이러한 우리농업·농촌의 진화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격돌과 논전’의 장이 마련됐다. ‘농업·농촌의 길 2016’ 조직위원회는 지난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 농업·농촌의 진화 방향에 대한 4가지 격돌 주제를 선정, 연례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에 선정된 격돌 1주제는 ‘농정의 우선순위’를 농업의 다원적 기능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시장경쟁력 우선에 둘 것인가로 설정했다. 2주제에서는 ‘농업·농촌의 서비스 산업화-6차 산업’에 대한 추진방식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측과 현재 방식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혔다. 3주제는 ‘쌀 직불금과 수급문제’ 관련, 전면 개편론과 유지·발전론이 상충했다. 마지막으로 4주제는 ‘기업의 농업 진출과 수출산업화’에 대해 기업이 참여해야 농업이 산다는 측과 기업의 참여는 농업을 망친다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섰다.

이정환 농업·농촌의 길 2106 조직위원장(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개막연설을 통해 “완전시장개방으로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돼 이에 따라 농업과 농촌공간을 대하는 소비자의 눈높이는 점점 더 높아지고 기호도 다양해지는 등 새로운 세대가 펼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제는 지난 30여년 간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정이 추구해온 가치와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변환이 필요하며 그래야 농업인도 살고, 소비자와 도시민 삶의 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하며 농정패러다임 변화 필요성을 피력했다. <편집자주>
 

[격돌1. 농정의 우선 순위는?]

#김태연 단국대 교수 “다원적 기능 우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선진국의 농정은 이미 생산중심적 정책에서 탈피해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농촌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전환됐다. 기존 경제적, 산업적, 중앙집권적, 농업인대상적 정책이 비경제적, 특정 지역적, 지역분권적, 농촌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생산중심의 관점에서 농가소득을 명시적으로 중요시하고 있어 농업과 농촌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농정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 생산성, 소득증대, 수출, 보조금과 같은 용어의 사용을 줄이고 새로운 공동체, 협력증대, 다양성, 지역적 연계, 파트너십, 환경보호, 생태계 복원 등의 용어의 사용을 늘려야 한다.

#이태호 서울대 교수 “시장 경쟁력 우선”

농업생산의 다원적 기능 정책은 정부 개입에 따른 시장왜곡 우려가 있다. 농지, 농업인력, 농업자본과 같은 농업생산자원의 결합구조의 변화는 농업생산자원을 보유한 소수 농업인의 전유물이자 농산물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농업의 다원적 기능 개념은 농업의 생산적 기능과 연계된 공익성에 매몰돼 농촌의 소비적 기능과 연계된 공익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는 농업생산 지원이 아니라 농업인이나 농촌지역을 지원함으로써 농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결국 농업과 농촌이 분리돼 농촌인구의 4분의 1만이 농가인구이고, 농가소득의 3분의 1만이 농업소득인 현실에서 농업생산 지원 중심의 다원적 기능은 부조리하다. 농업인과 농촌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이를 토대로 도시와 농촌, 제조업과 농업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농업생산은 시장에 맡기고, 농촌자원 개발에 집중해야 농업과 농촌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격돌 2: 농업·농촌의 6차 산업화]

#오현석 지역아카데미 대표 “추진 방식 전면 개편해야”

미래 농업구조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6차산업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 트렌드가 농촌지역에서 조율 없이 시도되고 있다. 6차산업화의 트렌드들을 개별농가들이 향유해야 함에도 각 분야의 부가가치 획득 기회를 마을이나 단체사업자에게 내줘 경영다각화를 통한 농업경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6차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개별경영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가농산물 가공에서부터 농촌관광서비스, 근거리유통 등 6차 산업을 구성하는 각 분야의 활동들에 대해 농업생산 기반을 보유한 전문 경영체들을 육성해야 한다. 전문경영체를 중심으로 공동브랜드 조직을 육성하고 수평적, 수직적 결합을 통해 지역단위에서 6차 산업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

#정도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재 방식 발전시켜야”

6차산업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농업 다각화 활동에 참여하는 농가와 법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6차산업 인증 경영체(우수 경영체)도 늘었다. 농촌관광 활성화로 특색 있는 관광상품 개발, 접근성·편의성 향상, 우수 관광자원 발굴·홍보 등을 통한 농촌관광 품질도 제고됐으며 6차 산업에 대한 농업인과 일반 대중의 인식이 확대됐다. 농림업의 성장 정체에도 불가하고 농산물 가공·유통·체험관광 등 6차산업화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앞으로 6차 산업이 더욱 발전되기 위해서는 농업 현장애로사항 해소를 통한 6차산업화 경영체 지원과 지역별 발전 경로에 연동한 지역단위 6차 산업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격돌3 : 쌀 직불제와 수급문제]

#서세욱 국회예산정책처 산업예산분석과장 “전면 개편해야 한다”

쌀소득보전직불제가 도입된 후 소득불안정성이 심화돼 사업목적인 농업인의 소득안정은 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재배면적 감소를 지연시켜 공급과잉을 가속시켰으며 재배면적이 클수록 직불금 수령액이 확대됨에 따라 수혜 대상자 사이에 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 5ha 이상 계층 농가 수 증가속도도 제도 도입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지연돼 규모 확대 인센티브도 약화됐다. 이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대안으로서 농가단위직불제가 고려될 수 있다. 농가단위직불제로 전환키 위해서는 기존 직불사업을 통합한 후 농업인의 안정소득이라는 사업목적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농가단위직불제는 ‘생산중립계정’과 ‘수입·소득안정계정으로 구성되며 형평성문제·도덕적 해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설계가 필요하다.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지·발전시켜야 한다”

쌀직불제는 내제적, 제도적 문제로 증산효과를 가져왔고 수급과 괴리된 목표가격을 운영해 왔다. 또한 전국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직불금을 산정해 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서는 소득보전 수준에 대해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쌀 직불제를 개선키 위해서는 변동직불금 지급조건과 고정직불금 생산연계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논 농업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쌀직불제 목표가격이 수급과 괴리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한 만큼 목표가격과 수급여건을 연계시켜야 한다. 논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 중에서 쌀과 소득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쌀직불제와 같은 정책을 확대 운용하고, 정책대상 품목은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작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안정적 수요·국내 재배면적 감소·수입량 증가 등을 감안 시 콩, 밀, 옥수수, 메밀 등을 대상 품목으로 고려할 수 있다.
 

[격돌 4 : 기업의 농업 진출과 수출산업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기업이 참여해야 농업이 산다”

모든 먹거리는 결국 상호경쟁하기 때문에 특정 품목을 우리 농업에 중요하다고 개방하지 않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먹거리의 상호경쟁은 품목 간의 수요구조를 왜곡시킬 뿐이지 결국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더이상 농업인은 농업을 정부로부터 보호받아야 되고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결국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우리 농업을 보호해 주려고 안간 힘을 써도 경제는 매일매일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다. 앞으로 우리 농업은 판매 전략을 세우고 생산량을 조절해야하며 규모화를 통해 금융, 마케팅, 브랜드 등을 뜻하는 바게이닝 파워를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농업인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은 전 세계에 물건을 팔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농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장상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 “기업의 참여는 농업을 망친다”

일부 논자들은 전문·표준·집중화가 농업의 산업화에서 핵심적이라고 주장한다. 규모의 경제에 따른 논리다. 그러나 자본의 집중과 집적과 자영업자의 양극 분해 논리에도 불구하고 농업은 이러한 법칙이 잘 관철되지 않고 가족농 형태로 존속해 왔다. 농업과 제조업을 등치시킬 경우 핵심적 문제는 식품시스템의 특수성과 이로 인해 농업 생산자들이 가치를 생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농업 생산은 공업과 달리 자본이 직접 뛰어드는데 여러 장애가 있다. 농업은 자연적 생물학적 과정에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농업 외부 기업이 자본을 투자해 유리온실을 지으면 결국 온실을 관리할 사람을 고용해야하는데 피고용인이 자기농장처럼 섬세하게 관리할지 의문이다.


이한태 기자, 박현렬 기자, 최은서 기자, 이예람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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