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희 농협중앙회 축산자원국장

과거부터 축산업에 대한 냄새의 문제는 있어왔지만, 이것이 사회적으로 관심이 증대된 것은 2010년에서 2011년 상반기에 발생했던 FMD(구제역)로 인해 가축 수백만마리가 매몰되는 것이 뉴스에 지속적으로 나오고 3조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부터인 것으로 생각된다.

FMD 종료 이후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자료에 보면 축산물 구매의사를 가진 소비자의 83.4%가 ‘친환경 축산물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고 그 이유가 ‘가축의 사육환경이 일반 축산물 보다 나을 것 같아서’, ‘환경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등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이후 도시화의 확산, 은퇴자의 증가로 인한 귀농·귀촌의 증가,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의 지방의 분산 배치 등의 이유로 축산업 환경에 대한 관심과 민원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환경공단 조사결과(2013~2015)에 따르면 2013년 1만3103건의 전체민원 중 축산냄새 민원은 2604건으로, 약 19.9%를 차지했으나 지난해는 1만5537건 중 축산냄새 민원은 4323건으로 약 27.8%를 차지하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 외면해선 안돼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47.6kg으로 일본(30.6kg)의 1.5배에 이르고, 1960년 3.6kg에 비해 약 13배 증가했다.

이처럼 우리 축산업은 국민체력과 건강, 행복증진에 기여해 왔고, 농촌생산액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해 왔다. 이는 우리 축산농민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실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축산인들은 억울한 생각이 들 수 도 있다. 수십년간 농촌사회를 지키고 국가발전과 국민건강에 기여해 왔는데, 이제 와서 생활수준이 높아 졌다고 갑자기 귀촌한 사람들이 냄새민원을 제기하고 농장을 옮기던지 하지 말라고 하니 기가 막힐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깨끗한 축산환경에 대해 갈수록 높아지는 국민의 요구와 쾌적한 농촌환경 유지에 대한 책임 또한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축산농가 스스로 환경개선에 적극 나섬으로서 국민에게 사랑받고 농촌사회에 중심역할을 하는 축산업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 축산농가 의식개선 통한 실천의지 중요
축산환경개선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축산농가의 의식개선을 통한 실천의지이다. 가축의 사양단계에 적절한 사양프로그램으로 사료를 급여하고, 축사 및 분뇨처리시설에 적정한 사육마릿수를 유지하고, 정리정돈과 청소를 주기적으로 잘 하는 것만으로도 냄새의 50% 이상을 저감시킬 수 있다.

이에 더해 냄새저감에 도움이 되는 생균제 등을 가축에게 먹이고 뿌리는 등의 노력과 악취저감시설 등을 설치한다면 축산의 특성상 냄새를 아주 없앨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을 저감 시킬 수 있다.

더불어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를 바로바로 수거해 자원화 할 수 있는 시설에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며, 농협 등 생산자 단체는 고령화 등으로 환경개선의 실천이 어려운 농가에 대한 지원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축산냄새 문제에 있어서 직접 코로 맡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점도 중요하다. 따라서 냄새저감 노력과 더불어 조경수 설치, 축사 색칠하기 등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지는 더 나아가 목가적인 농촌 경관을 이끌어 가는 아름다운 축산농장 가꾸기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최근에 경관 좋은 목장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친환경축산농장 음악회’ 등이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다.

수년전 프랑스 낙농목장을 방문했을 때 많은 도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목장에 만들어 놓은 농축산물 마켓으로 쇼핑을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젖소가 젖 짜는 것도 보고 뒹굴고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성숙한 선진축산업으로 변화 필요
이제 우리 축산업도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지나면서 농촌지역사회에서 경제적 위상에 걸 맞는 기여를 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다 성숙한 선진축산업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축산업의 현실을 반영해 농협중앙회는 2013년부터 ‘나눔축산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축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월 10일 10시 전 축산농가와 축산조직이 참여하는 ‘크린업 환경개선의 날’ 운영, 환경개선시범사업을 통한 우수사례 발굴 홍보 등을 전개하고 있고 앞으로도 ‘축산환경개선’ 분위기가 전 축산농가와 축산현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축산환경개선에 전 축산농가와 축산업계의 동참이 절실하다. 이것은 우리 축산업의 생존을 넘어 과거 우리 축산업이 수행해 왔던 우리국민의 건강한 먹거리와 행복을 제공하는 축산업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며, 이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할수록 축산업에 대한 국민의 사랑이 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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