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농업부문의 조직개편을 확정하는 등 농협중앙회 경제사업부서의 이전 준비를 모두 마무리했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부서 가운데 기능이 중복되는 부서가 통·폐합되고, 영농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조직별로 나눠 역할을 명확히 하는 등 짜임새 있는 모양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책임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산지조직화에서부터 대외마케팅까지 담당할 부서를 만든 것은 농산물 유통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판매농협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지에서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할 필요가 있고, 소비지에서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전달하고, 농산물을 잘 팔아줄 수 있는 상품개발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산지와 소비지의 원활한 네트워크 구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한 사업계획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산지조직을 공선출하회와 품목생산자협의회 등으로 구분해 조직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비롯해 품목선택에서부터 재배관리, 판매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연합사업단을 조합공동사업법인과 동시에 육성하는 한편 도단위 광역조직을 활성화해 연합마케팅 사업량을 2017년까지 2조4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경제지주의 역할을 판매로 잡은 것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산지유통의 규모화와 전문화를 토대로 도매사업의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게 농업경제지주의 최종 목표이다. 산지를 규모화하고 전문화하는 역할과 대외마케팅 조직을 통합할 경우 산지와 도매간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돼 농협경제지주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불거졌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분명하다. 회원조합과의 경합문제에서부터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자칫 조합원들을 소홀히 다룰 수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농협경제지주 농업부문의 사업계획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농협의 정체성인 산지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육성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판매활동에 매진해 농업인과 회원조합에 실익을 줘야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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