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보다 수요감소가 크다
1kg기준 1만3258원선…1년10개월만에 최저치
투명한 유통구조 개선…가격 경쟁력 강화
단기적 할인판매 행사…소비자 부담 최소화

한우 가격의 날개없는 추락이 이어지면서 한우산업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속적인 한우 도축마릿수 감소에도 청탁금지법, 수입 쇠고기 확대,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하락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한우 도매가격이 내년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우 농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 1년 10개월 만에 ‘최저價’ 

한우가격 하락세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우 1등급 기준 도매가격은 지육 kg당 1만3258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저치다.

지난 6월 한우 도매가격은 평균 1만9082원으로 최고점를 찍은 후 9월에는 1만8812원, 10월에는 1만7704원, 11월에는 1만6606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어 12월(1~23일) 평균 도매가격은 1만5787원으로 나타나면서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가격 하락 양상은 송아지에서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암송아지(6~7개월령)가 326만원, 수송아지가 402만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도매가격이 하락세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송아지 가격도 암송아지는 260만원, 숫송아지는 306만원으로 100만원 가량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우가격의 하락은 도축마릿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출하 감소로 1~11월 한우 도축마릿수는 전년 동기보다 17.7% 감소한 66만6000마리이며, 12월(1~21일)한우 도축마릿수는 4만6973마리로 전년 4만7953마리보다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실 팀장은 “내년까지 한우 공급이 감소할 전망이지만 수요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한우가격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우농가는 조기 출하를 자제하고 계획적으로 출하를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청탁금지법, 힘 못쓰는 한우 

한우가격 하락의 이유는 소비자들이 한우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우 소비위축의 주요 원인은 ‘청탁금지법’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지난 추석부터 한우 선물세트의 수요 감소 움직임이 나타났으며, 연말·연시가 가까워져 오지만 모임을 축소하거나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우고기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장민근 음성축산물공판부장은 “사육마릿수 감소에 따라 한우고기의 공급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16~17% 정도 감소했지만 주문물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연말·연시에도 불구하고 청탁금지법으로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주문물량이 지난해보다 20~30% 정도 감소해 거의 모든 부위에서 적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우고기 수요 감소에 값싼 수입 쇠고기의 공세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와 수입 쇠고기의 판매 비중은 각각 51.8%, 49.2%로 한우가 다소 앞섰지만 올해(12월 22일 기준)는 각각 45%와 55%로 수입 쇠고기가 한우를 앞질렀다,

또한 지난 22일까지는 한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2% 감소했지만, 수입육은 지난해보다 15.8%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쇠고기 수입량은 3만3100톤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7781톤이 증가하며 2010년 이후 월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우가 수입육 공세에 시달리며 그 영향력을 더욱 잃어가는 모습이다.

# 소비자 부담 덜어줘야 

이에 따라 한우업계에선 수입 쇠고기에 대응키 위해선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투명한 유통구조 개선으로 한우가격의 경쟁력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박종수 충남대 명예교수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키 위해선 소비회복이 핵심인데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할인판매 행사를 통해 값싼 수입육에 대응,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생산자를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의 한우 거래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한우협회에서도 한우 소비확대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한우 고급육 시장을 유지하는 한편 비거세육 시장을 육성해 생산비를 낮춰 보다 저렴한 ‘착한 한우’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현재 한우고기가 수입 쇠고기 시장에 점점 잠식당하면서 자급률이 40%를 밑돌고 있다”면서 “한우의 안정적인 소비증대를 위해 비거세·반거세우를 육성, 수입육에 빼앗긴 쇠고기 시장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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