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
말 그대로 묵은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지난 한해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새로운 해에는 이를 새로이 개선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하지만 올 한해를 뒤돌아본 농림축산식품 분야는 지난해 구태를 답습하고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송구영신이란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본지가 매년 송년특집으로 기획보도를 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분야 10대 뉴스’를 한번 곱씹어 보자.

‘2015년 10대 뉴스’ 가운데에도 눈에 띄는 제목 하나 ‘쌀 수급관리 비상’이 있다. 2015년 3년 연속 풍년이 들면서 쌀 수급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수급안정을 위해 과잉생산물량에 대해 시장격리를 하고 벼 매입능력 확충차원에서 RPC(미곡종합처리장)와 DSC(건조저장시설)에 벼 매입자금을 수천억원씩 추가 지원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올해 ‘2016년 10대 뉴스’에는 ‘쌀값 폭락’이라는 제목으로 또 다시 주요 뉴스로 꼽혔다. 올해 역시 근본적인 쌀 수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해와 똑 같은 사태를 답습했다는 의미다.        

축산분야 역시 ‘2015년 10대 뉴스’를 보면 ‘HPAI·구제역 가축질병으로 몸살 앓이’라는 제목이 있다. 2015년 연초부터 HP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아, 전국적으로 수백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사태가 수년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HPAI 근절을 위해 특별방역대책을 통해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방역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6년 10대 뉴스’에는 또다시 ‘고병원성 AI연말 축산업계를 뒤흔들다’라는 제목이 등장해 가축방역의 구멍이 올해에도 이어졌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HPAI 발병양상은 극에 달해 이달말 현재 약 2600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으며 사상 초유의 달걀 값 파동에 따른 사재기 행태로 사회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주목할 만한 10대 뉴스 하나, ‘농어촌상생 기금논란’ 역시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10대 뉴스로 꼽혔다. 2015년 11월 여·야·정 협의를 통해 한·중FTA(자유무역협정) 피해대책의 일환으로 농업계에서 주장했던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대신 매년 1000억원씩 10년 동안 총 1조원 규모의 ‘농어촌 상생기금’을 신설키로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생기금이 조성·운영되기 위해 제정돼야 할 상생기금 관련법들이 재계의 반발, 목표액 미달시 조달방식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이견 등으로 표류하고 있어 농가들의 울화통을 치밀게 하고 있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
쌀 수급문제의 핵심은 쌀 생산량 조절에 있다. 올해 농업계에서 쌀 수급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가 예산편성 과정에서 ‘팽’당한 ‘쌀 생산조정제’가 조속히 도입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직불금 개편 등 구조적인 문제도 풀어야 한다. 만연해 있는 가축질병 역시 밀식사육 등 사육여건 개선과 방역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선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농어촌상생기금 역시 한·중 FTA 발효 2년차에 접어든 만큼 핵심 대책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농업계와 정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송구영신은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나온 말로 관가에서 구관(舊官)을 보내고 신관(新館)을 맞이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수장이 바뀌는 만큼 농업에 대한 관심과 정책배려를 통해 이러한 구태가 반복되지 않고 희망과 보람의 한해로 가득채운 ‘2017년 10대 뉴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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