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을 맞아 희망찬 새해를 설계해야 하는 때이지만 사상 초유의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사태로 양계농가 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 고병원성 AI는 확산 속도가 무시무시할 뿐 아니라 계란 가격에도 직격타를 날리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해도 상당하다. 산업 전체의 피해 뿐 아니라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양계산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진된 이후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3일 현재 경북,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된 상태다.

지금까지 발생한 양성 농장은 307호이며, 살처분·매몰 마릿수는 무려 3033만 마리에 이른다. 이중 닭이 2582만 마리, 오리 233만 마리, 메추리 등이 218만 마리다.

사상 초유의 이번 AI사태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일일점검회의를 실시하고 각 지자체별 총력 대응태세에 돌입하는 등 범정부적 대응에 나서고 농가는 농가대로 전방위 방역을 실시 중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신고건수가 하루 1~3건으로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미 발생한 지역에서의 추가 발생을 막아내고 경북 등 미발생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총력의 총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신고건수가 줄어들었다고 고병원성 AI가 잦아들거란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2014년에 발생했던 고병원성 AI는 해를 넘겨 무려 669일간 창궐했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잡힐 것이란 생각은 완전히 틀렸었다.

대다수의 농장 곳곳에 퍼져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이러스가 닭을 감염시키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역하는 것만이 해법이다. 농가와 정부, 업계가 똘똘뭉쳐 방역 매뉴얼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켜내고 농장간 전파를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한번만, 나 하나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바이러스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이와 동시에 끔찍한 재앙이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데 농가와 정부, 업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이번 AI가 산란계 농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것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육계 농장의 경우 산란계 농장과 달리 외부 바이러스를 철저하게 차단하면서 이 재난을 피해가고 있다. 육계 농장 수준의 차단 방역을 위해서는 사육 시스템은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바이러스 저항력을 높이는 사육환경은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백신도입은 타당한지, 논란이 되고 있는 휴업보상제는 도입할 것인지 등등 많은 대안들을 검토하고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질병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지속가능한 축산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사상 최악의 이번 AI사태를 하루 속히 종식시키는 것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양계산업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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