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농지축소·쌀값 하락…소비 위축
작물보호제, 마케팅 경쟁 치열…이미지 쇄신 나서
종자, 종자수출·수입품종 대체…2021년까지 61개 개발
비료, 황산암모늄 신시장 개척·시황개선…상승세 보여

2017년 농산업계는 농업분야 여건 악화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힘겨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농기계 업계는 농지축소 정책과 쌀값 하락 등으로 농가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기계가격은 인상 일로를 걷고 있어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작물보호제 업계도 원자재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생산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가격인하 요구가 높아 경영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매년 판매가 줄고 있는 종자 업계는 종자전쟁의 서막을 예고하면서 국산종자 개발에 대해 열망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비료 업계 역시 침체된 분위기다. 가격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공급가격은 인하돼 업계는 고충이 심화될 것이라 호소하고 있다.

산업 분야별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농기계 

2017년 농기계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인 시장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지속적인 농지축소 정책과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의 소비위축에 더해 농용엔진에 대한 TIER4 적용에 따라 업체들은 일제히 농기계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그만큼 시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8%대 감소에 이어 올해 역시 약 5%대의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수요감소는 주로 수도작에 사용되는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가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대신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밭작물용 농기계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기계수출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에도 세계 농기계시장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유력한 컨설팅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지만 자국내 농기계산업 발전과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신흥개발도상국의 농기계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도 최소 5%이상의 시장이 확대된 전세계 농기계시장규모는 적어도 1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국내 농기계업계 역시 해외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농기계 적정가격 정착을 위해 지난해 7월 본격 도입, 계도기간을 통해 올해 본격 추진키로 했던 농기계원가조사보고제와 가격표시제의 경우 가격표시제는 원안대로 시행하되 농기계원가조사보고제는 제도시행상 문제점이 표출돼 잠정유보한다는 방침이다.

농기계유통의 난맥상을 이어왔던 농협의 농기계 최저입찰제는 올해에는 예정가격입찰제로 전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업기계구입지원사업 등 농업기계화사업 및 농기계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중장기계획인 8차 5개년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사업별 중점추진과제와 일정 로드맵을 그려보기 위한 밑그림이 지난 4월부터 외부용역으로 시작돼 3~4회 공청회를 거쳤으며 이달 안에 확정,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대체적인 중점추진사업은 첫째 스마트농업 구현을 위한 법령 제도정비와 기술개발, 전문가 양성사업이며 둘째는 농업인 안전사고를 10%이상 감소하기 위한 과제들이다. 셋째는 밭농업기계화율을 65%이상 실현하기 위한 상세사업이며 넷째는 수출 12억달러 조기 달성, 그 외 산업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산업원천기술개발 및 수출확대를 위한 제반 지원사업이 담길 예정이다.

# 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가격과 환율 등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격인상 등을 통한 타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도 농협은 농업인 실익증진과 작물보호제 유통구조에서의 거품제거 등을 위해 계통 기준가 인하 요구를 지속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의 팜한농은 LG그룹의 자회사로서 정도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마케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깨끗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각오로 서비스 등에 역점을 둔 마케팅을 전개할 전망이다. 팜한농의 정도경영 노력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이자 긍정적인 바람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난해 비수기 할인판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순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또한 팜한농은 올해 플랜트 헬스케어팀을 신설, 업계 최초로 생물농약 전담팀을 꾸렸다. SG한국삼공도 ‘자쿠사’의 비선택성제초제 최초 저독성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마케팅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예정이다. 성보화학 역시 올해 사옥이전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으로의 이미지 쇄신을 도모할 계획이다. 신젠타 코리아는 비선택성제초제 원제 개발에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기존 꽃길 조성사업 등 이미지 마케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는 이미지 마케팅, 친환경·저독성 등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 종자 

올 한 해도 종자업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농업 재배면적 감소와 농가 고령화로 인해 종자 판매가 매년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과일 등 수입농산물 반입 증가도 종자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노루홀딩스, 동오시드 등이 종자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R&D(연구개발) 없이 판매만 하고 있는 군소업체들도 축소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고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육종가들의 회사이동이 최근 1~2년 전부터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행보에 따라 국내외 종자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육종가들이 다국적기업으로 옮길 경우 종자 국산화 전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 2단계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골든시드프로젝트가 올해 어느 정도의 연구, 개발이 이뤄질지도 초유의 관심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2021년까지 종자수출 및 수입대체를 위한 품종을 61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엘과 몬산토 통합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종자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엘과 몬산토가 기존에도 우리나라에서 종자 회사를 운영했던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 종자 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몬산토가 발표한 2017년 주요 R&D 파이프라인(농업인이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하면서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혁신적 기술에 초점)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비료

- 무기질비료
무기질비료 산업은 침체 분위기가 이어져 위기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무기질비료는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강세 등으로 인해 지난해 대비 8.8%의 가격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올해도 화학비료 가격을 약 6% 인하해 공급, 농가 부담을 더는 반면 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쌀 산업이 쌀값 폭락 등으로 침체일로를 겪고 있어 무기질비료업계의 어려움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의 부진 속에서 카프로락탐과 그 부산물인 황산암모늄은 신 시장 개척과 시황 개선으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 생산업체인 카프로의 생산량이 배 이상 늘어나고 수출도 지난해 약 26만톤에서 약 42만톤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기질비료
정부의 올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통해 농가에 공급되는 물량은 연간 320만톤으로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1600억원에 달한다. 다만 AI(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인해 생산 등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방역 조치 등으로 인해 AI 발생지역 및 농가에 분뇨 수거 등 원료수집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2017 유기질비료지원 사업지침’이 개정돼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원료투입부터 제품생산까지의 일정을 관리,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됐다. 또 농업인의 사업포기물량에 대한 불용을 최소화하고 다른 농가에서 사용토록하기 위해 추가 신청 및 공급과정이 신설됐다. 아울러 시·도별 사업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해 시·도별 사업비 차등지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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