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어획부진·대형마트 중심 유통구조 영향
수입고등어, 순살고등어 시장 90% 잠식
품질·위생관리 강화···국내산 수산물 경쟁력 제고

▲ 수입 수산물이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우리 수산물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노량진수산시장의 전경.

수산자원감소에 따른 어획부진,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 등의 영향으로 수입 수산물이 우리 국민의 밥상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대중성 어종의 지난해 고등어 수입량은 3만8000톤, 갈치 수입량은 2만8000톤, 참조기(부세) 수입량은 3만톤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등어 어획량이 12만톤 수준으로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물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고등어시장의 30~40% 가량을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에 유통되는 순살고등어의 90% 이상이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고등어의 주산지 중 한 곳인 제주도에서도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사용하는 식당이 많다는 것이 수산물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갈치는 국내 연간 소비량이 5만5000톤으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이 2만8000톤 수준을 기록했으며 참조기는 지난해 국내 생산량이 1만9311톤인데 수입량은 3만톤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참조기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회유성어종인데 수산자원감소로 국내 생산량 뿐만 아니라 수입량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2005년 6만톤 가량이었던 중국산 참조기 수입량은 중국의 어획부진으로 점차 감소, 지난해 3만톤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 역시 수입수산물의 공급을 확대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물량을 일정한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내산 수산물 중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품목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의 수산물 매출 가운데 49% 가량은 수입수산물이 차지했는데 이는 2010년 20% 수준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양식수산물 역시 마찬가지다.

양식수산물의 선두주자격인 연어는 국내 시장 진입 초기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을 무기로 냉동품을 중심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신선냉장 연어까지 수입량이 급증하며 국내 활어횟감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실제로 신선냉장 기준 연어수입량은 2014년 5719톤에서 2015년에 9162톤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1만2801톤이 수입됐다.

냉장필렛 연어 수입량도 2014년 1091톤에서 2015년 2491톤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939톤까지 늘었다. 

신선냉장연어는 비가식부위를 제거한 상태이고 냉장필렛은 머리 등도 제거한 상태이기 때문에 활어 원물의 수율을 감안하면 지난해 3만2000톤 가량의 원물이 수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양식어류 생산량이 연간 8만~9만톤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어 한 품목이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국내 활어 회 시장 규모인 16만~18만톤 가량을 적용해도 활어횟감 시장의 15~2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수입수산물이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경우 향후 수산자원회복 등으로 국내산 수산물 생산량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김형곤 부산공동어시장 총무과장은 “예전에는 생물 고등어는 마리당 500그램 수준인 소고와 350~450그램 수준인 소소고가 대형마트로 납품됐는데 요즘에는 그보다 작은 갈고등어가 대형마트로 납품되고 있다”며 “크기도 들쭉날쭉하고 가격도 불안정하다보니 고등어 주산지 중 하나인 제주지역의 식당에서도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사용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산업계에서도 이대로 조금씩 시장을 잠식당하다가는 향후 고등어 생산량이 증가한다해도 시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입수산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표준화와 품질·위생관리 강화 등으로 국내산 수산물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수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팀장은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는 표준화가 이뤄지지 못한 우리 수산물에게는 불리한 유통구조”라고 지적하며 “우선은 국내산 수산물 규격의 표준화를 이루고 품질·위생관리를 강화해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에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되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사례처럼 수산물에도 로컬푸드 개념을 적극 도입, 국내산 수산물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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