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태 매일유업 낙농사업부장
대한민국 낙농산업은 생명·식량안보와 직결
정부 지원…경쟁력 제고 원유자급률 올라갈 것

학교 다닐 때부터 낙농과 유가공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면 저는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죠.”

낙농업계 엘리트로 통하는 정순태 매일유업 낙농사업부장은 성균관대 낙농학과를 졸업했다. 그렇지만 학교를 졸업하고서는 전공과 무관한 증권회사에 취직했다. 1년여를 잘나가는 증권맨으로 살던 정 부장은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유업의 생산직으로 취직을 했다.

“공장에 들어가서 3교대로 생산직을 했어요. 주위의 반대가 심했죠. 증권회사에서 꽤 돈을 벌었었는데 왜 갑자기 공장에 가냐고 했죠. 그런데 학교 다닐 때부터 유업체에서 낙농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하다 말겠지’라는 주위의 생각과 달리 정 부장은 3년이나 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매일유업 본사 기획실에서 연락이 왔고 기획실로 발령을 받아 낙농원유수급 업무, 생산 제품을 만드는 기계 구매 업무, 품질 관리 업무 등 업무 전반을 두루 익혔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2년 여간 공부하며 MBA를 따고 마케팅 업무까지 마친 후 경북 경산의 매일유업 공장장으로 2년을 근무했다. 그야말로 매일유업에서는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안한 일이 없다. 애사심이 유달리 깊은 이유도 매일유업의 곳곳을 누볐기 때문일까.

“모든 업무가 밑거름이 됐죠. 매일유업에 들어와서도 일개 회사를 떠나서 우리나라 낙농산업과 유업계의 발전을 생각할 수 있는 큰 그림을 보게 되더라구요.”

페이스북에 낙농과 유업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는 정 부장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유독 많은 것도 낙농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낙농이 우선이냐, 유가공이 우선이냐는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 같아요.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우리나라 낙농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낙농은 포기할 수 없는 생명산업, 식량안보산업입니다. 유가공, 낙농생산자들이 똘똘 뭉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도 전폭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낙농가에게 경쟁력이 생기면 유업체는 자동으로 경쟁력을 갖게 되고 원유자급률은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되겠죠. 이스라엘은 사막에서 낙농을 하는데도 놀랍게 발전된 낙농산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보다 더 대단한 낙농산업을 대한민국이 일굴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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