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이행된 지 5년차를 맞이했다.

이와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한·미 FTA 발효 5년 농축산물의 교역변화’ 연구보고서를 통해 쇠고기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와 유제품 등의 수입이 감소하면서 미국산 축산물 수입액은 전년대비 1.9% 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입액의 감소세는 수입선 전환, FTA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기존에 체결된 FTA에 대한 재협상도 고려하고 있어 추가개방 요구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미 FTA 발효 5년 축종별 영향을 살펴봤다.

美産쇠고기 46% 증가
돼지고기 소폭감소
닭고기, 미국 내 AI 지속적 발생…수입 33.9% 감소
유제품, 수입단가 낮은 EU·뉴질랜드로 수입선 전환
구내외 경기회복·교역여건 호전시 FTA 파급 가시적

# 쇠고기 전년 대비 46% 증가
한·미 FTA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물량이 축산물 가운데 가장 눈에 띄게 성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가격 상승과 수입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한 16만9000톤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친 호주산 쇠고기와 비교해 보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산 수입량과 수입액 증가세는 발효 이후 꾸준히 이어지면서 발효 3년차 수입량은 11만5000톤, 수입액은 8억200만달러, 5년차에는 수입량 16만9000톤, 수입액은 10억35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같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 증가는 미국 낼 쇠고기 생산량 증가와 FTA 관세율 인하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FTA가 발효된 지 5년째인 지난해 관세율은 9.6%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오는 2026년 모두 철폐됨에 따라 미국의 쇠고기 수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농경연은 관망했다.
 
# 돼지고기 수입량 소폭 감소
FTA 5년차에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14만900천톤으로 4년차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량 증가와 함께 일부 수입선이 전환되면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이다.

더불어 5년차 돼지고기 수입액도 4년차 대비 13.6%가 감소한 3억9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가격 하락과 국내 도축마릿수 증가 등으로 FTA 이행 1년차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 농경연은 올해도 미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이 1174만톤으로 증가하는 등 향후 수입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돼지고기의 경우 냉동은 이행 5년차인 지난해 관세가 이미 철폐됐으며, 냉장은 오는 2021년에 완전 철폐될 예정이다.

# 미국 내 반복적인 AI 발생으로 닭고기 수입 감소
미국산 닭고기 수입량은 미국의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국내에 반입이 금지되면서 수입선이 브라질 등으로 대량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되풀이되는 AI로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 재개와 금지가 반복되면서 수입량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3.9% 감소한 7000톤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TA 발효 전 수입량인 3만9000톤에도 한참 못 미치는 물량이다.

미국 내 지속적인 AI 발생과 함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입선이 브라질로 대부분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행 5년차 기준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 비중은 브라질산이 72.9%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는 태국산이 12%, 미국산은 5.5%에 그쳤다.
 
# 유제품, EU·뉴질랜드로 수입선 전환
미국산 유제품 수입량과 수입액은 FTA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확대 및 관세율 하락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입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EU와 뉴질랜드로 수입선이 전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산 치즈 수입량은 약 4만톤으로 전년 대비 27.1% 감소한 반면 EU산과 뉴질랜드산 치즈 수입량은 전년 대비 각각 39.5%와 6.4% 증가했다. 수입액 역시 4년차에 비해 32.7% 감소한 1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미국산 수입 동향에 대해 지성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미국산 축산물 수입액은 쇠고기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3년 대비 1.9% 가량 감소했다”며 “그러나 향후 국내외의 경기가 회복되고 교역여건이 호전될 경우 FTA 효과가 더욱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실효성 있는 대책 중심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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