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수 기술력 바탕…종자생산 매진
내수용 국산화를 위한 투자부터 확대해야

<上> 육종가 전쟁
<下> R&D 투자확대

내수시장 포화로 종자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메이저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업체들은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중소업체에서는 국내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메이저 기업들은 내수보다 해외 종자기업과의 MOU(업무협약), 해외지사 설립, 해외에서 반입되는 육묘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R&D 투자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농우바이오는 최근 대표이사 기자간담회를 통해 매출의 20%까지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LG화학도 종자부분 R&D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뿐만 아니라 새롭게 종자업계에 진출한 노루페인트의 자회사인 더기반(THE KIBAN)은 종자 산업을 우리나라 농업의 기반산업으로 보고 향후 2000억원 규모의 R&D 투자를 할 계획이다.

반면 중소영세 기업들은 매년 쌓여가는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 품목 몇 개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막대한 자금을 R&D에 투자하고 있는 메이저 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자업계의 R&D 전쟁에 대해 짚어봤다.

# 종자업체 간 양극화 심화

종자산업은 농업재배면적 감소, 고령농 증가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국내 종자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팜한농, 농우바이오, 아시아종묘 등은 나름 선방하고 있지만 이외의 영세 중소기업은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의 경우 판매할 수 있는 종자가 몇 개 되지 않고 홍보, 마케팅 부문의 경쟁력이 약해 국내 메이저 종자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잘나가는 종자로 불리고 있는 중소업체의 종자도 1~2년이 지나면 그 명맥을 잇지 못할 정도다.

결국 중소업체들은 제한된 시장에서 일부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메이저 기업들은 국내 중소 종자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해외에서 유입되는 종자를 막고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종자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종자 기업은 농우바이오로 이미 토마토, 양파 등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파프리카 종자도 우수한 기술력을 통해 국내 보급률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농우바이오는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20%까지 R&D 투자를 확대해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종자산업에 뛰어든 THE KIBAN은 모회사인 노루페인트가 70년간 화학이라는 한 분야에 집중한 만큼 THE KIBAN도 단기간의 투자가 아니라 30년 이상을 내다보고 종자산업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 R&D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지키기 위한 투자부터 

일각에서는 단순히 비용만을 집중하는 투자보다는 국산화를 위한 R&D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무분별한 R&D투자가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5년 기준 세계 종자시장 규모의 1.5%에 불과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몬산토, 신젠타, 다우-듀폰 등 다국적 기업과의 종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2년 국내 종자 R&D 투자액은 약 4400만달러인 반면 몬산토 한 회사의 R&D 투자액은 10억달러로 우리나라의 19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R&D 투자를 하고 있는 해외 종자업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내수용의 국산화를 위한 투자에 더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종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우수 종자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생각보다는 현재 국내에 반입되고 있는 종자부터 국산화 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져야 한다”며 “해외 종자 유입으로 종자 산업에서 지불하고 있는 로열티가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해외 메이저 종자기업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해당 국가의 소비지 니즈를 반영해 현지 기업과 MOU를 체결하거나 현지 맞춤형 종자를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들 수 있는 국가를 모색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투자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R&D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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