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도매시장을 줄이고 물류센터 등으로 전환하는 한편 시설현대화사업 지원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 유통인을 비롯한 산업계 전문가들은 1980년대부터 설립된 전국 공영도매시장이 33개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는 전통시장보다 농산물을 적게 취급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물량 수집, 분산보다는 전송거래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와 경상도, 전라도의 일부 시장들은 다른 지역 도매시장과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아 실질적인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어 통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경우 최근 부실 경영문제가 불거진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부터 농업인들의 출하량은 적은 반면 시장 내 소매점포가 주로 분포해 소비지 시장이라고 불리는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주변에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과 인천삼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인천구월동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이 있기 때문에 줄이거나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장한 지 15년이 지난 도매시장에서 시장 활성화와 노후시설 교체를 위해 시설현대화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시설현대화가 답이 아닌 만큼 사업 지원 전 해당 시장이 활성화되고 출하자,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지 제대로 검토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설현대화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일한 답이 아님에도 불필요한 곳까지 시설현대화사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시장을 현대화할 경우 해당 시장의 수명만 늘리는 효과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시장은 폐장하거나 지역주민에게 농산물을 공급하는 물류센터, 소매기능만을 담당하는 시장으로 전환하고 실질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도매시장에 예산이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산업계 전문가는 “도매시장이 불필요하게 너무 많아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시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개설자와의 충돌만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현재 존재하고 있는 각 도매시장이 실질적으로 그 지역과 농업인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재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도매시장은 내부 종사자들을 위해 필요한 시장이 아님에도 일부 지방도매시장의 경우 출하자, 소비자의 의견보다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더 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의 설립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에 맞는 운영, 체계 전환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