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과 피해를 겪으며 느끼는 것은 질병문제의 해결도 결국은 관련된 사람들간에, 조직간에 소통이 원활해야 된다는 것이다.

구제역에서 물백신과 항체형성률 논란, 조류인플루엔자에서 백신을 도입하는 결정에 대한 논란 등도 언론과 방역당국, 전문가그룹 등 관련된 집단이나 개인간 대화를 좀 더 하고, 소통을 좀 더 했으면 지금보다 혼란은 좀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로 왜곡되거나 소문에 소문이 더해져서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면 방역정책도, 농장의 차단방역도 현장에서는 엉뚱한 곳으로 가있게 된다.

대표적으로 구제역이 물백신이라는 문구가 언론에 보도되면 백신접종을 기피하는 농장이 나타난다. 결정적으로 이런 기사를 믿고, 이런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서 과태료 대상이 되거나 실제로 구제역이 발생한 경우에 주변에 주는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소독과 차단방역에 관해서도 많은 일들이 있다. 
분말형태로 공급돼 물에 희석해서 사용하는 소독제를 사용방법을 몰라서 분말 그대로 바닥에 살포하는 농장도 있고, 옆농장에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동네 입구의 소독시설 운영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질병이 발생한 농장의 500m내의 농장인데 소독약이 없어서 소독을 제대로 못한다는 농장도 있다. 평상시 시군에서 공급하는 소독제만 사용하고, 구매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었다.

농장에 질병이 발생하면 어떻게 질병이 농장에 들어 온지는 모르지만 일단 발생농장은 죄인처럼 되버려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향후에 농장 운영도 눈총이 따가워 힘들다고 한다.

정부 정책을 비롯해 질병 발생 상황, 백신의 효과, 방역을 제대로 하는 방법, 발생 역학 등은 있는 그대로 미리미리, 혹은 상황이 발생한 즉시 농가, 업계에 전달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을 통제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공감해야 한다.

소, 돼지, 닭을 사육하는 농가 등 축종에 관계없이 그리고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농가는, 그리고 농장내의 관리자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은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등 국가적 질병의 상황과 방역대책 등을 똑같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앞서 설명한 사례들처럼 농장간, 개인간 너무나 차이가 크다.

단 한 농장, 단 한 사람, 단 한 대의 차량의 소홀함이 국가적 재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서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한순간, 한 농장, 한 사람의 예외가 얼마나 큰 손해로 오는지를 경험하고 있기에 우리들은 모두가 똑 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이 알고 대처해야 한다.

이렇게 업계의 모든 사람이 방역에 관해 하나로 가기위해서는 정부와 협회, 조합 등 생산자단체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하다.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목표도, 대책도 같이 가야 한다. 서로 대화와 협력으로 뭉치되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조금 불만스럽더라도 우리 축산을 살리는 목적이 같기 때문에 한 목소리가 나와야 더 효과적이다.

정부와 단체의 각종 교육에서 방역에 관한 것이라면 같은 내용이 전달되고, 규모나 축종에 관계없이 방역은 하나이고 방업은 같기 때문에 축산인이라면 한사람도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부 정책도 정부, 생산자, 전문가가 신뢰를 기반으로 대화해 만들어져야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밤을 새며 대화하고, 쉬지말고 대화하고, 모두와 대화해 그런 과정에서 좀 더 신뢰가 쌓였으면 좋겠다.

정현규 한국양돈수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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