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고민·노하우 공유…이익창출 '성공비결'

▲ 김제 블루베리연구회의 10여 회원은 최근 영농조합법인 베리퀸을 출자, 설립해 김제의 블루베리를 전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농업계는 극심한 농산물 소비침체로 인해 빈번한 작목 전환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의 시장에서 공동의 가치를 창출키 위해 노력하는 농업인들의 자생적인 모임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바로 공동가치 창출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 ‘김제 블루베리 품목농업인연구회(이하, 블루베리연구회)’다.

블루베리의 경우 농작업이 다른 작목대비 쉽고 수익률도 높아 많은 기존의 농업인들이나 귀농·귀촌인들이 재배하고 있어 공급과잉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FTA(자유무역협정)을 체결을 통한 과일 수입증가로 인해 소비는 더욱 감소하고 있다.

이에 블루베리연구회는 개개인의 사익에 여념하지 않고 고품질 블루베리를 생산키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공유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역내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는 블루베리연구회의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 공동이익 창출을 위한 끝없는 고민 ‘영농조합법인’ 설립

김제는 총 120개의 품목농업인연구회가 조직돼 있다. 곡창지대인 김제는 대부분의 농업인들이 쌀 농사를 짓는 만큼 최근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한 타격이 커 새로운 작목을 고민해야 했다. 이에 김제에는 많은 농업인들이 스스로 작목을 재배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는 품목농업인연구회가 많이 결성됐다. 이처럼 많은 품목농업인연구회 중 가장 눈에 띠는 조직은 단연 블루베리연구회다.

귀농?귀촌인들로 구성된 블루베리연구회는 약 10년전 타 작물과 대비해 농작업이 쉬운 고부가가치 작목, 블루베리 농사에 도전했으나 금세 생산량 과잉, FTA로 인한 타격을 입으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2년 자생적으로 결성했다.

이어 ‘공동이익창출’을 위해 농자재를 저렴하게 공동 구입하거나 고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산방법은 포트재배식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김제의 블루베리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2015년에는 영농조합법인 베리퀸을 설립하고, 공동선별장 및 가공공장을 착공키도 했다. 특히 최근 완공된 가공공장은 타 지역의 우수공장을 견학 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이를 고려한 동선을 반영키도 했다.

이에 블루베리연구회의 회원농가들은 판매의 어려움을 겪어 블루베리 폐원농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건히 농업을 지킬 수 있게 됐다.

# 정부 지원책, 정보 잘 활용해야

블루베리연구회원들이 이처럼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블루베리 농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정부 지원책 및 정보들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귀농 전 도시에서 유명 금융기업의 상무로 근무했던 신동영 블루베리 연구회장은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각 기관에 게재되는 자료를 정리하고 문서화 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처럼 꼼꼼한 성격과 정보력은 블루베리연구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청 등에서 다양한 기관들로부터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 때문에 가공 공장, 가공 기기, 포장패키지 디자인, 박스 제작, 동력분무기 등을 지원받았으며 최근 중기청에서는 유통판로 확장을 위한 트럭 구매비 중 70%를 지원받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인터넷만 조금 찾아보면 농업인들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매우 다양한데 정보를 확인하고 지원 서류를 만드는 것이 미숙해 활용도가 낮다”며 “최근 트럭 구매비를 지원받은 중기청은 ‘해당 지원사업에 농업인들이 신청을 하는 일이 극히 드문데 어떻게 알 고 지원했냐’며 놀라워 하더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신 회장은 도 단위 연구회나 마이스터 대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에 대한 재배, 유통, 가공 자료도 열심히 스크랩해 회원농가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 ‘지도사 전담제’...손발이 척척

블루베리연구회원들은 농촌의 생활이 익지 않았던 귀농, 귀촌인인 자신들이 생산, 유통, 가공 등 각 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었던 것은 6년간 함께해 온 전담지도사 덕이 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제의 경우 모든 지도사들이 1개의 품목농업인연구회를 담당하고 있다. 업무변동이 이뤄지면 사실상 2명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등 업무적인 고충이 따르지만 이 같은 전담지도사제는 블루베리연구회에 딱 맞는 조언이 가능해 보다 빨리 연구회를 내실화하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블루베리연구회원들은 ‘6년째 자문을 구하다보니 농업은 하면서 드는 고민 등을 서스럼 없이 털어놓을 수 있 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블루베리 연구회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아 지도사는 “현재 행정적인 지원 업무를 하고 있지만 6년째 블루베리 품목농업인연구회 담당인 것은 변함이 없다”며 “업무가 많지만 농업인들이 스스로 재배부터 판로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논의해 필요한 지원을 건의하다보니 더욱 열심히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인력부족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심한 지역의 경우 한 지도사가 4~5개의 연구회를 담당한다고 들었는데 더욱 많은 인력이 확보된다면 전적으로 동반자가 돼 지역농산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다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 [인터뷰] 신동영 김제 블루베리 품목농업인연구회장

“품목농업인연구회는 개개인의 사익을 따지면 절대 운영될 수 없습니다. 공동의 이윤창출을 위해 조금의 욕심만 내려놓으면 시장경쟁력을 가지고 판로를 넓힐 수 있습니다. 우리가 판매 해야하는 시장은 결국 대규모의 소비처입니다. 어차피 한 농가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는 컨택조차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재배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선별과 공동출하를 김제시 내에 좋은 블루베리는 꾸준히 많이 생산해나가야 모두가 잘 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블루베리연구회원들은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 지침없이 학습하고 있습니다. 각자 마케팅, 홈페이지 관리, 액비 등의 공동이익을 위한 부분을 하나씩 담당해 전문가로써의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마다의 1가지 재능을 45개 모으면 거대한 농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런 신념으로 블루베리를 활용한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보다 많은 분들이 김제하면 블루베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