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구 홍성 갈산농협 조합장
영농지원에만 年 5억 통 큰 지원…농촌사회 손발 역할
꾸준한 자매결연 체험학습장 열어 교류·소통 소비층 넓혀
서울 판매현장 수시로 다니며 유통 강화
판매농협

작지만 강한 농협, 충남 홍성군 갈산농협(조합장 이상구)은 대규모 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에 따른 적자를 감수하는 속에서도 지난해 사업에서 14억2100만원 당기순이익을 내 조합원들에 대한 배당을 실시했다.

조합원수 1350명의 일개 면지역 농협이 이 정도 사업이익을 만들어 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군 단위 조합원을 아우르는 축산조합이나 품목농협들도 쉽지 않은 금액이다.

이상구 조합장은 “갈산농협은 연구하며 행동하는 조합이다. 또 유통사업을 많이 하는 조합”이라며 “유통이 강하다 보니 조합사업을 이용해 주고 간접 지원해 주는 준조합원과 소비자층이 아주 두터워 판매걱정은 안한다”고 자랑했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에 갈산농협 직원들은 쉴 틈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밝은 마음으로 일한다. 보람도 찾는다.

유통 강화와 판매농협 구현은 이 조합장의 경영방침이자 이 조합 사업방침이다. 몸으로 부딪치며 헤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정신을 직원들에게 가르치고 자신이 몸소 앞장서 실천한다.

이 조합장은 임기동안 100번 넘게 서울 판매현장으로 나갔다. 갈산농협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소비층은 공영도매시장이 아니라 서울지역 아파트에 더 많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다니며 자매결연도 맺고 체험학습장도 열어가며 서로 교류·소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조합장은 “값만 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질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확실히 값이 싼 동시에 우수한 농산물여야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슷비슷한 농산물은 그들 주변에 널려있어 확실히 좋은 농산물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사당동·봉천동·목동·대방동·목동, 부천 등의 여러 지역 소비자들은 갈산농협 이동 차량을 기다린다. 게르마늄쌀을 비롯해 홍성암소(한우)고기, 광천김과 젓갈 등 좋은 상품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갈산농협은 정부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지 않으면 농협의 존재가치가 없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유통사업을 잘 하는 게 결국 최대의 복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갈산농협의 궁극의 목표는 조합원 복지향상과 교육지원 확대다. 영농지원에만 연간 5억원이라는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는 조합, 노령화·부녀화돼 가는 농촌사회의 손발이 돼 주겠다는 조합이 갈산농협이다. 그래서 작지만 강한농협이다.

“변화의 물결이 너무 세다는 것이 농촌의 부담입니다. 지금 농가에서는 아예 밭작물을 포기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어요. 여성 1일 품삯이 7만원이고 남자는 15만원입니다. 품삯이 쌀 한마지기 값이 더되는데 어떻게 타산을 맞춥니까. 이런데도 농정은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위기의 농업이라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일선에 힘이 되는 조치나 정책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 조합장은 농촌을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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