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시설현대화…유통인 의견 실종
저온저장 시설 필요·차량 반입 불편·좁은 영업공간

▲ 수원시가 수원도매시장의 순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건축기간 동안 임시판매장으로 사용하게 될 부지가 충분하지 않고 영업환경도 좋지 않아 유통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수원시가 순환 재건축을 통해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를 추진 중이지만 정작 중요한 유통인들의 의견은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와 수원도매시장 유통인들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부터 시설현대화사업에 착수해 오는 2020년 5월까지 사업을 마칠 예정이지만 중도매인들이 자리를 옮겨 영업을 할 부지가 기존보다 턱 없이 좁아 대부분의 중도매인이 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원도매시장의 현 부지는 5만6925㎡인 반면 이전해서 영업을 할 부지는 990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산부류의 경우 저온저장 시설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채소부류는 차량 반입이 불편하고 공간조차 좁아 실질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한천우 (사)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수원지회장은 “채소부류 중도매인이 94명인데 장소를 옮겨 영업을 하게 될 경우 30명도 남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누구를 위한 시설현대화인지 의문까지 든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상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 안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시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과일부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막상 시장 밖에서 영업을 하려고 보니 고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할 것은 당연하고 농산물을 적재할 공간조차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유통인들은 현 시장 부지도 여름에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악취가 심하다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 옮겨서 영업을 할 부지는 주변에 아파트와 학교, 평생교육관까지 근접해 있어 주민들의 항의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주민들의 서명까지 받아 순환재건축을 막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염태영 수원시장이 초창기에는 도매시장을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여러 번 번복하며 재건축으로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여론이 3~4년 동안 지속되다보니 기존 입장을 바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순환 재건축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원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시설현대화를 위해 누군가는 불편을 감소해야 하며 유통인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통의 장을 더 많이 만들어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음, 악취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민원 등을 최소화하고자 공청회, 설명회 등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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