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안전한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 농업·농촌 가치 공감 등 미래를 위해 추진해야 할 10대 농정 전략을 발표했다. 과거와 같이 규모화·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및 경제성장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해 저성장 시대에 걸맞게 농정도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필요에 따른 것이다.

특히 다양한 농업·농촌의 가치 공감으로 국민에게 행복을 제공한다는 것을 10대 농정 전략으로 꼽은 것은 국민 중 상당수가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이에 따른 공익적 가치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음에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제는 주장보다는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농업·농촌이 지닌 기능과 가치는 무수히 많다. 논과 밭이 저장하는 물은 홍수조절을 할 수 있는 양에 버금갈 정도로 충분하고, 농산물을 생산하면서 내뿜는 산소는 대기를 정화시켜 준다. 여름철에 수분을 증발시키고,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대기온도를 낮추는 역할,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수질정화 기능, 농업을 통한 전통문화 계승, 자연경관 보전 등이 그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농업·농촌의 다원적기능 및 공익적 가치는 케케묵은 과제이거나 철지난 얘기로만 여겨진게 사실이다. 국민 대부분이 농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앞으로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쉽게 피부로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농업·농촌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농업·농촌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식생활교육, 로컬푸드, 도시농업 등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해 농업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돌봄, 교육, 일자리 등의 측면에서 농업활동을 매개로 취약계층을 지역사회로 통합시키는 사회적 농업을 확대시켜야 한다.

아울러 농업·농촌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성과지표를 농업쪽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 농업정책을 통해 얻어지는 성과를 농업소득에 맞추기 보다는 탄소배출량 감소, 생태보존, 농촌환경개선 등에 초점을 맞춘 지표를 만들고, 이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공익형농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단순한 농산물 생산기능을 넘어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기능들이 농업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국민의 농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농업에 대한 지원에 대해 시혜차원이 아닌 정당한 보상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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