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받은 SNS메시지를 보고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 가슴 한켠에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내용은 이렇다. 5월 1일 어느 초등학교 2학년의 일기 -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예뻐해 주셔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족들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기념일이 유독 많다. 그러나 가족간의 소통은 답답할 정도다. ‘2014년 어린이 생활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어린이 2명중 1명은 가족과의 대화시간이 30분 이내거나 없으며, 사회관계망 빅데이터가 제시한 아빠와 연관된 단어는 ‘나가다, TV, 앉다, 싫다, 힘들다, 모르다’ 등 부정적 어휘들이다. 가정에서 소외된 아빠들이 아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매년 5월초부터 11월 초까지 초등학생과 그 가족 150여명을 대상으로   ‘꿈틀어린이 텃밭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호미로 땅을 일구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의 하나다. 땅을 일구는 것을 노동이 아니라 놀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혼자 하면 힘들지만,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과 함께하면 즐거움이다. 꿈틀어린이 텃밭학교는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스스로 텃밭정원을 디자인하고, 심을 작물을 정해 가꾸는 활동을 통해 창의력을 높이고 생명의 귀중함과 농업·농촌의 소중함, 그리고 가족-이웃-친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재미를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즐거운 상상에서 시작됐다.

농식품부는 텃밭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모두가 도시농부(http://modunong.okdab.com)에 텃밭의 위치, 텃밭만드는 요령, 작물재배 및 병해충 방제 방법, 농자재 정보, 공감과 소통의 창 등 도시농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는 부모로서, 아이는 아이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행복한 가정을 텃밭에서 흘리는 한방울의 땀으로 일구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가까운 텃밭으로 가자.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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