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소비감소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우는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청탁금지법, 수입 쇠고기 공세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면서 심각한 소비부진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한우에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유통구조 개선을 꼽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구축,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上>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한우
  <中> 소비자·생산자가 행복한 ‘홍천사랑말한우’
  <下> 향후 추진되는 유통비용 절감 방안은

# 쇠고기 소비량 증가하는데…한우 소비량은 ‘뚝’
국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한우 소비량은 2013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10년 38.8kg에서 지난해 48.7kg으로 6년 사이 10kg 가까이 증가하면서 50kg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쇠고기 소비량도 2013년 10.3kg, 2014년 10.8kg, 2015년 10.9kg 2016년 11.5kg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식탁에는 ‘한우’가 아닌 ‘수입 쇠고기’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한우 소비량은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우 소비량은 2014년 26만1000톤 이후 2015년 25만5000톤에 이어 지난해에는 21만9000톤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2014년 5.18kg, 2015년 5.0kg, 2016년 4.2kg으로 최근 3년간 소비자들은 한우고기의 섭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우 자급률 역시 2013년 50.1%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14년에는 48.1%, 2015년 46%, 지난해에는 37.7%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FTA 발효 15년차인 2026년에, 호주산 쇠고기 관세는가 2030년에 모두 철폐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우 자급률의 먹구름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 소비감소에 한우농가 부담 가중
이러한 상황에서 한우고기의 소비침체는 올해 1분기에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한우 공급량이 전년 동기대비 6.2% 가량 감소했지만 공판장과 도매시장의 경락가격은 지난해 1분기 kg당 1만8367원에서 올해 1분기 1만6024원으로 12.8%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한우 공급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도매가격이 하락, 한우 소비부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우가격 하락으로 인한 영향은 유통업체들보다 농가들이 더욱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축산물의 유통비용률 발표에 따르면 축산물 유통비용은 43.9%로 전년 동기 51.5%에서 7.6%포인트 감소한 반면 한우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대비 유통비용률은 44.4%에서 47.1%로 2.7%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생산자가격이 7.8%포인트 감소, 도매가격이 2.4%포인트 감소, 소비자가격은 3.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침체로 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한우고기 가격이 하락했지만 생산자가격이 소비자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의 차이가 더욱 벌어져 유통비용률이 상승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보다 생산자 가격 하락률이 더 높게 나타나 소비부진으로 인한 가격하락에 대한 부담이 농가에 더 많이 가중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에 한우업계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팀장은 “향후 수입개방이 확대되면서 수입량이 꾸준히 늘어나 한우 자급률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단순히 할인행사 등으로 단기적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이 아닌 직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지속적으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