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보다 ‘소비·생산자 상생’ 운영원칙

소비자들이 한우를 구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높은 가격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생각하며 비교적 저렴한 수입 쇠고기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 등으로 한우산업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매출 상향 곡선을 그리며 소비자, 생산자 모두 행복한 웃음을 짓는 한우 직거래 매장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에 위치한 ‘홍천사랑말한우’가 바로 그 주인공. 특별한 운영원칙으로 농가와 소비자가 상생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사랑말한우를 찾아가 봤다.

<上>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한우
<中> 소비자·생산자가 행복한 ‘홍천사랑말한우’
<下> 향후 추진되는 유통비용 절감 방안은

# 경기침체에도 소비자들로 인산인해

농가소득 보장, 한우대중화, 지역사회 공헌을 운영철학으로 두고 있는 홍천사랑말한우(이하 사랑말한우)는 연간 방문객수 16만4000여명을 자랑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한우 소비가 감소한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평일 조차 사랑말한우 정육점과 식당은 최대 30%까지 저렴한 한우를 맛보기 위해 찾은 소비자들로 북적인다.

현재 사랑말한우 정육점에서는 100g당 1++등급 등심과 채끝을 8900원, 1+는 7900원, 1등급은 6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를 바로 옆에 마련돼 있는 식당에서 4000원에 상차림비를 내면 질좋은 1등급 이상의 한우를 바로 즐길 수 있다. 보통 식당에서 1인분(150~180g) 3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해 보면 현저하게 낮은 가격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사랑말한우는 지난해 매출 120억원을 기록, 한우업계가 소비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전년대비 7.2%의 매출신장을 이끌어 냈다.

▲ 사랑말한우는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농가가 직접운영하며 유통비용을 최소화해 소비자들에게 품질좋은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 사료부터 판매까지 유통 전과정 운영

사랑말한우가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료부터 정육까지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완전 직거래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사랑말한우는 마을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우사업을 추진, 2010년 44명의 출자로 홍천사랑말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TMR 사료공장인 사랑말TMR을 건립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 생산비 절감뿐만 아니라 균일하게 높은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공들여 키운 한우의 생산비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사랑말한우 식당과 직매장을 개업, 식당과 직매장의 이윤을 농가의 생산 장려금과 한우 판매 경비로 지원하고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운영방침을 세웠다.

기존 식당들에서 30%에서 최대 100%까지 마진을 남기는 방식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한우농가의 생산비 보장을 위해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금의 사랑말한우가 농가와 소비자의 상생 모델로 평가받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말한우는 가장 중요한 운영원칙을 농가소득안정으로 정하고, 이를 실현키 위해 조합원들에게 등급별 장려금 평균 40만원, 기타 유통비용 10만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주일 중 가장 한우가격이 높은 요일로 가격을 책정, 농가의 수익을 최대한 보장한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은 거세우 1마리당 평균 32만2000원 가량의 추가 소득이 발생, 한우 비육우 1마리당 순이익이 100만원 내외 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 농가 보다 30% 높은 수준의 순이익을 얻고 있다.

또한 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운영으로 비선호 부위가 정육점에 쌓여가는 문제를 해결키 위해 2013년 11월 육가공 공장센터까지 건립했다.

이처럼 사랑말한우는 사료, 생산, 가공, 판매의 모든 유통과정을 일괄 진행함으로서 유통비용을 최소화해 소비자에게 한우를 더욱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 한우유통업체 최초 ‘사회적기업 인증’

사랑말한우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 다는 게 운영철학이지만 만약 이윤이 남게 되더라도 모두 지역사회에 환원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남은 이윤을 조합원에 배당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기도 했지만 이윤 배분 등의 문제로 조합원들간 분란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윤이 남으면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홍천지역 초등학교, 다문화 가족 및 취약계층에 끊임없는 기부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다음세대 축하 프로젝트’를 추진, 홍천군 출산가정에 한우 양지 1근과 미역을 증정하고 있다.

이에 사랑말한우는 한우유통업계 최초로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올해 총 800마리 매입, 매출 125억원을 사업목표로 세운 나종구 홍천사랑말한우 대표는 “이러한 한우 직거래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소비자들이 보다 한우를 자주 접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사랑말한우는 올해에도 운영원칙에 따라 사업체에 대한 이윤은 남기지 않고 농가들의 소득은 최대로 보장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저렴한 한우를 공급해 수입육이 국내 축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우가 대중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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