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육류구매 트렌드가 품질에서 가격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축산경제연구원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최근 실시한 육류유통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육류구매 시 브랜드보다는 판매가격을 더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축산물의 품질도 여전히 중요한 구매요건중 하나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구매 시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은 사실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축산물 고급화에 대한 니즈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만큼 소비자들의 입맛도 고급화된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축산물 구매패턴을 종합해 볼 때 ‘싸고 좋은 것’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저성장의 고착화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입맛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제품의 다양성, 쇼핑의 편리 등에 이어 저렴한 가격으로 나타난 점은 이 같은 조사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축산물 구매 시 고려요인에 대한 조사에서도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경우 품질과 판매가격을 고려한 소비자들이 비슷한 숫자로 나타났으며, 계란과 우유는 판매가격을 더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우유 등 모든 축산물 구매 요인이 브랜드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비중이 낮아지는데 반해 판매가격을 고려하는 소비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아울러 이 같은 축산물 구매패턴의 변화는 저가의 수입축산물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국산 축산물 소비확대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육우 및 수입축산물 구입 시 가격이 주된 요인으로 나타난 반면 국산 축산물은 품질때문이라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볼 때 차별화된 소비전략이 필요하다.

한우 및 한돈 등 국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여전한 가운데 경기침체를 고려한 축산물 선택이 불가피한 점도 적극 고려돼야 한다. 맛과 품질이라는 국산 축산물의 경쟁력우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적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국내 축산물을 직접 경험하고, 홍보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 가격경쟁력은 있으나 품질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육우에 대한 소비확대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산 축산물에 대한 강점은 더욱 발전시키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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