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트렌드 맞춘 농식품 플랫폼이 '답'

▲ 국내 농·식품업계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키 위해서는 전범위적인 농식품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언했다. 사진은 1991년 개장 이후 단 한번의 시설현대화도 거치지 않은 좁은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경매장.

최근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 농·식품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키 위해서는 융복합 거버넌스 및 플랫폼 구축을 통한 인재 양성 및 농·식품업계의 상생방안을 구축하고 소비지 중심의 체질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업계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농업계의 경우 생산비용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반해 연이은 수입 농산물 개방과 식생활 변화로 인해 소비량이 점점 위축되고 있어 극심한 농가부채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원천적인 R&D(연구개발)기술이 미비해 새로운 신제품을 발굴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금방 미투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에 있어 우위를 점하지 못해 국내외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업계와 식품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대비키 위한 업계의 체질변화에 대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 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농식품·화훼 ‘소비지 중심’으로 체질 변화 必 
下. 농업계 인력 유실 ‘창업 및 비즈니스 센터’로 돌파

 

# 신토불이는 없다...가성비·과학적 규명 충족해야
 
식품학계 및 소비자단체의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국산 농산물 소비를 견인키 위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토대로 한 정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영은 원광대 교수는 “최근 농식품 업계의 과대광고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국산 농산물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고 있다”며 “농업계는 우리 농산물이 무조건 건강하고 좋다는 식의 홍보를 지양하고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농산물이 1989년 농협의 국산 농산물 애용캠페인에서부터 사용된 ‘신토불이(身土不二)’ 마케팅에 연연하고 있어 현 소비트렌드인 가성비 및 과학적인 규명 등의 측면에 충족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원천기술 개발 플랫폼...‘농업-식품’ 유기적 관계 구축해야

이에 우리 농산물 소비를 견인키 위해서는 국내 농업계와 식품업계의 유기적 상생방안 마련과 식품업계의 원천적 기술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색할 수 있는 거버넌스 및 플랫폼에 대한 구축이 긴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도 글로벌시장에서는 1000위안에도 들지 못한다”며 “국내 식품업계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원천적인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농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통해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 건 할랄산업연구원장은 “국내 농산물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키 위해서는 현지수출에 필요한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거버넌스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장 원장은 “예를 들어 무슬림들이 한국에서 가장 먹고 싶어하는 K-FOOD는 떡볶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최근 국내 한 떡류제조업체의 할랄인증을 추진, 취득했으나 떡볶이 소스의 할랄인증을 취득 받은 업체가 없어 수출이 불가한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희윤 전 팥고당&미고당 본부장은 “식품업계에서는 고품질 구현 및 업계 차별화를 위해 원재료 구매비용이 비싸더라도 이색적인 품종을 활용키 원한다”며 “농업계의 농산물 신품종과 이를 활용한 제품을 제조시 판매 가능한 유통망을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제품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화훼, 생산~소비까지, ONE STOP 거점센터 必

국내 화훼산업은 ‘소비지 중심의 체질변화’를 거쳐야 할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훼의 경우 ‘식용’이 아닌 ‘관상’ 식물인 만큼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또한 먹거리와 무관하다보니 경제 침체 등의 따른 소비위축에 있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화훼산업은 생산에 있어서는 농가의 극심한 부채로 인한 도산이, 유통에서는 소비위축 및 업무강도로 인한 유통인 이탈과 화원 폐업 등이 이어지면서 괴멸이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화훼업계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거대소비지인 수도권에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화훼메카를 설립해야한다고 주창하는 이유기도 하다. 화훼농업인 A씨는 “매일 중도매인들의 수요에 따라 공판장마다의 경매가가 심하면 2~3배정도 차이가 난다”며 “이에 저온유통저장시설을 완비한 거점 공판장을 설립해 물량을 한데로 모으고 각 지역 경매장의 경매 평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화훼단체의 관계자는 “정부에서 다양한 국내 지자체 화훼축제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경제효과 유발계수에 대한 분석 척도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번 고양꽃박람회는 수입화훼류 전시를 위한 검역절차 간소화하면서도 정부예산 5억원을 투자해, 자칫 수입 꽃 소비촉진을 하는 꼴이 아닌지 의문스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이러한 꽃 축제들은 일정한 기간이후 다시 복구하고 있어 심각한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국산 꽃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매년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각 지역 축제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을 축적해 공판장 인근에 사시사철 화훼를 즐길 수 있는 메카를 조성함으로써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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