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매’ 유통비 절감…소비자 공감 유도

한우산업은 수입 쇠고기의 파상공세로 인한 자급률 하락의 고충을 겪고 있다. 이같은 위기일로의 한우산업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유통구조 개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0%에 달하는 한우의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소비자가격을 낮추고 이를 통해 소비 진작과 함께 수입육에 맞설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한우업계는 이미지를 통해 도체를 경매하는 ‘화상경매’, 협회 중심의 직거래 유통망 운영, 소비자 유통 감시체계 구축 등 유통마진을 줄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上>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한우
<中> 소비자·생산자가 행복한 ‘홍천사랑말한우’
<下> 향후 추진되는 유통비용 절감 방안은

# 화상경매 ‘주목’
돼지나 소의 도체 이미지를 통해 경매하는 방식인 ‘화상경매’가 유통비용 절감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우의 경우 도축장으로 생축이 수송되면 계류, 생체검사 등을 마치고 머리, 다리 등이 제거된 지육상태로 등급판정을 받은 뒤 경매 또는 출고가 이뤄진다. 이때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도체는 전체 물량의 50%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때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현물없이 도체의 영상이나 이미지, 등급판정 자료를 통해 경매가 진행되는 화상경매가 도입돼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공감하고 있다. 화상경매가 도입될 경우 상장수수료, 중매수수료 등과 함께 경매장으로 운송되는 비용이 발생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소비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로 경매가 진행되는 방식을 채택하다 보니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상하차 처리를 하지 않아 지육을 온도변화 없이 냉장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품질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돼지에서는 구제역(FMD)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2011년 1월 국내에서 최초로 도체에 대한 화상경매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구제역으로 인해 이동제한에 묶여 생축은 물론 지육까지 반입이 중단됨에 따라 농협안성축산물공판장에서는 도체에 대한 실물확인 없이 화상 경매를 진행, 낙찰결과를 도축장에 전송해 해당 지육을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됐다.

이처럼 질병발생 등 유사시에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화상경매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마리당 경제단위가 비교적 적은 돼지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돼지의 경우 경매시장을 경유하는 물량은 전체의 10% 미만이기 때문에 경매방식 변화 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만 한우는 전체 50%에 달하는 물량이 경매시장을 거쳐 가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화상경매를 위한 기술적인 부분은 국내외에 이미 마련돼 있지만 화상경매를 이끌어갈 주체와 제도개선 방향 등에 대해선 추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한우산업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선 화상경매가 도입돼야 한다는 데 산업 전체가 공감하고 있지만 경매과정 축소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생산자·소비자도 유통비용 절감에 팔 걷어
생산자와 소비자들도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마진 절감에 팔을 걷고 나섰다. 그 일환으로 한우협회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직거래 유통망을 운영, 올해(1~4월) 1100마리의 출하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5.1% 증가한 수치로 한우협회는 올해 더욱 사업에 박차를 가해 점차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차장은 “월, 화요일 가공작업에 필요한 토요일 도축물량과 신규 유통업체 확대로 출하마릿수 확대가 필요한 만큼 시·군지부 교육 및 행사시 직거래유통망 홍보를 강화해 회원농가의 출하를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도 정부와 함께 한우유통 감시 체계를 마련, 산지와 소비지간 가격 연동성을 높이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한우가격을 설정해 소비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크워크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정부도 소비자와 함께 유통감시망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한우의 합리적인 가격결정체계 구축으로 소비자들이 한우를 좀 더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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