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난해 축산업 생산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전체 농업생산액의 42.9%를 차지했다. 여기에 산업별로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왔던 쌀을 제치고 돼지가 수위를 차지하며 농업생산액 상위 5개 품목중 축산물이 4개를 차지할 정도로 농촌경제의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구제역·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과 축산냄새 등으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축산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이 더 많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우리나라 축산업에 대한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 등 필수영양분 제공,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역할, 식량안보를 지킴이 역할 등 긍정적인 인식이 62.1%로 부정적인 인식 20.8%보다 높았다.
 

다만 FTA(자유무역협정) 시대로의 전환과 관세 제로 시대 도래, 고령화 심화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축산물 소비패턴의 변화, 끊이지 않는 가축전염병 발생, 가축분뇨처리 문제 등은 우리나라 축산업의 또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도 축산 현장 곳곳에서는 1차 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며 단순한 단백질 식량 공급이라는 개념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환경과 동물, 소비자를 생각하는 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남보다 한발 앞선 생각으로 희망찬 지속가능한 미래 축산을 일궈가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로봇착유로 스마트하게
 

얼마 전 한국낙농육우협회에서 실시한 전국 도별 낙농(축산) 지원사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국 6개 도가 연중무휴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가진 낙농가에 대체인력인 ‘낙농 헬퍼’를 지원하는 사업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가들의 강한 노동 강도를 인정하는 낙농 헬퍼지원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낙농업은 연중무휴, 상중에도 젖을 짜야하는 고된 산업으로 노동 강도를 줄여줄 대책을 찾고 있다. 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로봇착유기는 최근 그 세를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낙농업의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 렐리, 애그리로보텍이 제시하는 새로운 로봇시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로봇착유기를 보급하며 로봇 낙농시대를 열었던 렐리는 최근 애그리로보텍이라는 새로운 한국 파트너를 만나 국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그리로보텍은 1년만에 렐리 로봇착유기를 신규로 4대 이상 설치하면서 대한민국 낙농업에 ICT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35개 낙농목장에 보급돼 로봇착유기로는 가장 성공적인 안착을 한 렐리인 만큼 새로운 파트너를 통한 국내 시장 확대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렐리사와 정식계약을 통해 대한민국 총판 및 기술제휴를 확정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전개한 애그리로보텍은 최근 대전의 한 호텔에서 로봇착유기 설치 낙농가들을 초청, 렐리 로봇 농가 협의회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로봇착유기 설치 낙농가는 “로봇착유기 설치 후 생긴 시간적인 여유와 함께 달라진 삶에 대해 종종 이야기 한다”며 “막연하게 보였던 축산ICT 산업의 가치를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노동력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고
  

렐리의 로봇착유기는 도입 전 대비 20% 유량이 증가하고 착유와 관련된 근로 시간이 60% 줄어드는 등 낙농목장의 노동력 감소 뿐 아니라 생산성까지 향상한다. 착유 작업 자체를 위한 자동화는 지양하고 소를 가장 우선으로 한다는 렐리의 로봇착유기는 작업자 위주보다는 소를 위주로 하고 있다. 때문에 단순한 생산성 향상보다는 지속가능한 낙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애그리로보텍의 설명이다.
 

착유시간에서 줄어든 근로시간은 완벽한 목장 관리를 위한 시간을 제공한다. 단순히 우유를 짜지 않고 그 시간에 쉬는 것이 아니라 목장의 다른 부분을 점검하고 관리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로봇착유기 설치 농가는 “주위에서는 막연히 착유를 하지 않아 좋겠다고 말하지만 로봇착유기를 설치하고 줄어든 착유 노동력은 목장의 경영과 생산성 관리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며 “노동력을 줄여주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목장이 한단계 더 나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로 혁신, ICT 실현
 

로봇착유기는 특히 특수한 유방염 감지 기술로 매 착유 시 개체별 유지방 및 유단백 수준을 실시간으로 매일 측정, 데이터를 활용해 목장의 수익성을 최적화한다는 것이 애그리로보텍의 설명이다. 자동 시스템으로 목장관리 프로그램을 체계화 해 개체 관리까지 이어진다.
 

장석종 애그리로보텍 부장은 “렐리의 로봇착유기는 유량에 따른 3가지 로봇착유기 내 사료급이와 함께 로봇 체중계를 통해 개체별 체중관리가 가능하며, 반추 횟수를 체크해 개체를 과학적으로 관리한다”며 “2개의 브러쉬가 이물질과 끈적하게 달라붙은 분뇨까지 닦아낼 뿐 아니라 소의 옥시토신 분비에 필요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마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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