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토마토를 생산해 소비자 직거래 문의가 폭주한다는 강릉. 소비자들의 꾸준한 직거래가 이어져 도매시장 출하물량이 거의 없는 강릉은 품목농업인연구회라는 개념이 자리매김하기 전부터 이미 자생적인 ‘농업인 연구모임’을 실천해 온 곳이다.

강릉토마토연구회는 강릉을 ‘국내 최고의 토마토 생산지’로 만들겠다는 기치 하에 1989년 토마토청년농가 20호로 구성된 광명회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이후 28년간 자재 공동구입, 강사 초청 교육, 노하우 공유, 자조금 형성을 통해 고품질의 강릉토마토를 전국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에 강릉토마토연구회가 생산한 토마토는 전국민들에게 고품질 인정을 받아 총 생산량 중 약 99%가 소비자 직거래로 유통되고 있다.

 

 

▲ 강릉토마토연구회원들은 상토, 묘종, 포장박스 등 공동구매와 연 1회 강사초청교육<사진>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2030’~‘6070’까지...28년간 명맥이어나가
강릉토마토연구회는 시초가 된 1989년 광명회로부터 시작돼 품목농업인연구회라는 개념이 알려진 이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 28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운 강릉토마토연구회장은 “광명회 발족 당시 토마토는 국내에서 일본사과라고 불려질 정도로 매우 생소한 과채류였음에도 불구하고 건강식품으로 인식됐다”며 “이에 당시 20~30대였던 농업인 20명이 의기투합해 이 신비한 과채를 강릉 특산품으로 만들어보자고 조직된 것이 광명회였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당시 강릉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는 모두 광명회원들의 농지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이때부터 토마토 고품질 생산방안에 대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며 재배키는 어렵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찰토마토’를 집중 생산하게 됐다. 이후 1998년 ‘품목농업인연구회’라는 개념이 도입된 당시 현 명칭으로 이름을 바꾸고 강릉농업기술센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품질 찰토마토’하면 자동 연상되는 강릉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에 자조금을 조성해 생산투입비용 감축과 품질균일화를 위한 상토, 토마토 묘종 등을 공동구매하고 있으며, 강릉토마토를 알기 위해 모든 회원들이 동일한 포장박스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연 1회 강사초청 연구회교육을 개최해 끊임없이 고품질 토마토 생산기술을 공부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월 30일 월례회의를 통해 토마토 재배 노하우 교류 및 병해충, 시설재배 장단점 토의하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강릉토마토를 생산키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강릉토마토연구회는 시설 재배농가는 겨울철 수확을, 노지 재배농가는 5~6월 수확에 중점함으로써 연간생산량을 분배,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연간생산분배...‘소비지 신뢰얻어’
모든 농산물이 생산량 과잉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듯 강릉토마토연구회원들도 생산량 과잉으로 인한 도산위기를 겪은 적이 있었다. 강릉토마토연구회를 통해 강릉토마토가 큰 인기를 얻자 전국적으로 토마토 재배 붐이 일어났던 것.

연구회원들은 토마토 과잉으로 인해 처음으로 소득이 극심하게 줄어들자 연중생산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거나 수경재배 등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며 우왕좌왕키도 했다. 그러나 금세 머리를 맞대 고부가가치의 고품질 찰토마토 생산에 전력하고, 연간 생산량을 분배해 일정한 소득을 올리자는 전략을 수립해 어려움을 타파할 수 있었다.

이에 시설 재배농가는 겨울철 수확을, 노지 재배농가는 5~6월 말 작기 수확에 중점해 꾸준히 소비지에 토마토를 유통하는 전략으로 연중 일정한 소득을 취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나갔다. 또한 이같은 연간 생산 분배는 각 농가별로 휴한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 토질을 개선함으로써 보다 고품질 토마토를 생산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 강릉토마토연구회원들은 디자인이 같은 박스를 공동구매 , 직거래시 사용해 지역아이덴티티를 높여나가고 있다.

# ‘고품질 강릉토마토’ 이름 알려 100% 직거래 실현
이처럼 연구회원들이 합심해 이뤄낸 고품질의 강릉토마토는 소비지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아 약 99%가 소비자 직거래로 유통되고 있다.

2004년에는 강릉토마토축제를 기획해 강릉의 고품질 토마토를 소비자들이 직접 맛보고 선택하게 한 것이다. 아울러 이와 더불어 시작한 소비지직거래행사는 현재까지 강원도 소비중심지와 수도권 지역 등에서 개최해 직거래 비율을 보다 높이고 있다. 강릉품목농업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경한 강릉농업기술센터 농업지도사는 “소비지 직거래 행사는 지금까지도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소비자들의 접근이 쉬운 소비지에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고품질의 토마토를 소비지에 직접 전달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직거래는 고품질 구현에 노력을 기울인 토마토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직접 주문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김 회장은 “강릉토마토연구회는 연중 일정한 량의 토마토도 생산되도록 노력해 온만큼 직거래에서도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연중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토마토를 판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주문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김병운 강릉토마토연구회장

"소비자 입맛에 맞는 토마토 생산에 주력"


“현재 강릉토마토연구회는 19명의 농업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30대였던 청년농업인들이 어느새 60~70대로 접어들었지만 고품질 토마토 생산에 대한 열정은 여전합니다.

다만 많은 회원들이 나이가 들며 농삿일이 힘에 부치니 농지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움이 큽니다.

이 때문에 연구회는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강릉찰토마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주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재배하는 찰토마토는 다른 계통과 비교해 재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토마토’임은 확실합니다. 거의 99%가 직거래로 유통된다는 점이 이를 말해주거든요.

‘요리사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요리가 아닌 소비자들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사람인 것’처럼 농업인도 매한가지입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토마토를 생산해야 과당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습니다. 연구회는 이같은 의지를 가진 청년농업인들이라면 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할 의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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