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하느님에 비유되는 ‘치느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맥’(치킨과 맥주), ‘1인 1닭’ 등 치킨과 관련한 용어들은 유행어를 넘어 일상적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의 대명사로 꼽히던 치킨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제는 만나기 힘든 진짜 ‘치느님’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바로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점에서 치킨가격 인상을 단행, 2만원대의 치킨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AI 확산 혼란을 틈탄 ‘기습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은 이들을 더욱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인상 카드를 처음으로 꺼낸 BBQ의 경우 당시 가격 인상의 이유를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높은 닭고기 가격을 꼽았다. 그러나 치킨프랜차이즈와 닭고기계열업체는 1년 단위로 닭고기 공급 계약이 이뤄져 외부요인으로 인해 납품가가 쉽게 등락할 수 없는 환경인 데다 닭고기 가격이 1300원에서 2000원으로 35% 상승하더라도 도계가공업체, 프랜차이즈본사, 가맹점을 거치면서 전체 치킨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5.2%에 불과하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BBQ에서는 한 발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상승을 이유로 들며 다시 치킨가격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때문에 가격인상을 두고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현재 AI 재발로 인한 닭고기 소비부진으로 산지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가격의 인상을 강행해 닭고기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2만원대 치킨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대한양계협회에 지난 13일 김태천 제너시스BBQ그룹 부회장이 찾아가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시기와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부디 소비자와 닭고기 업계, 가맹주들을 고려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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