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가격 강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계란 수급불안을 해소키 위한 고육지책으로 태국산 계란 수입카드를 꺼내 들었다. 약 200여만개의 태국산 계란의 초도물량은 이르면 오는 25~26일에 국내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계란업계에서는 미국에 이어 태국에도 계란 수입의 빗장을 열어 국내 생산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태국산 계란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가격 경쟁력이다. 앞서 수입된 미국산 계란은 롯데마트에서 8490원에 판매된 바 있다. 당시 1만원대의 높은 국내 계란가격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국내산 계란과 크지 않은 가격 차이와 흰색 계란이라는 이질감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반면 태국산 계란은 현지의 생산원가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항공이 아닌 선박으로 들어와 운송비용도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갈색 계란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악한 결과 태국 현지 생산 원가는 개당 70원으로 5% 관세와 운반비 등을 포함할 경우 국내 수입가격은 100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 13일 기준 국내 계란산지 가격(특란)인 개당 202원에 비해서도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의 초도물량은 식당이나 난가공 제품 등의 저가시장에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마트와 미국산 계란을 판매했던 롯데마트도 태국산 계란의 판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AI로 인해 거래를 진행하던 농장의 대량 살처분으로 미국산 계란을 일시적으로 판매한 바 있지만 현재 계란 공급에 큰 무리가 없어 태국산 계란의 판매 계획은 없다”며 “태국산 계란은 주로 난가공업체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산란계농가들은 가격 상승 때마다 수입카드를 내놓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국내 산업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정부에서 산업이 아닌 ‘유통’만 고려해 국내 생산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홍 대한양계협회 경영정책국장은 “200만개의 물량은 평년 하루 계란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물량이지만 계란가격 하락 효과는 다소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다만 문제는 앞으로 태국산과 같은 저렴한 계란이 국내 계란산업을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또한 태국과 검역조건의 협의 과정이 급속도로 빠르게 진행된 부분이 있어 수입된 계란의 위생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는 농가의 조속한 병아리 입식 지원 등 국내 산업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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