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수석연구원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 선언을 계기로 기후변화의 가속화에 따른 심각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 가속화는 국지적인 가뭄과 홍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인 농업용수 부족으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전세계적인 농업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세계적인 식량생산 시스템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각 국가별로 미래 수자원의 위기를 경감시키기 위한 정책적 대안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50년간 연간 강수일수는 감소한 반면 연간 총강수량은 늘어나 강수의 집중화와 함께 가뭄발생 빈도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량(물스트레스 지표)는 2005년 1453㎥으로 세계 129위의 물스트레스 국가에 달하며, 2025년에는 1307㎥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전까지는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댐이나 저수지를 건설했지만 대형댐으로 수자원 확보가 용이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지난 6년간 최악의 장기가뭄 발생에 대응치 못해 비상사태를 선포키도 했다.

이에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완키 위해 유입량 변화가 적고 증발이 거의 없는 지하수자원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만하다. 2015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환경 하에서 지하수가 지표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자원으로 분류됐으며 체계적인 관리를 전제로 미래 중요한 수자원으로 지하수자원의 역할을 제시한 바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용 수자원 약 333억㎥ 중 댐 및 하천에 의한 용수 공급은 약 296억㎥인 89%이며 지하수에 의한 용수 공급은 약 37억㎥으로 전체 중 1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 주요 하천은 하상계수(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차이)가 높아 최근 빈발한 집중적 강수에서 기존의 댐과 저수지의 용량 만으로는 수자원을 확보하는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적으로 지하 저수지(지하댐) 건설을 병행한 항구적인 가뭄 극복의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농업용 지하댐에서 지하수위를 1∼1.5m 상승시켜 발생된 지하수 이용량은 전체 수자원의 약 30∼35%로 나타나 기존 지하수 이용량 대비 약 3배가량 많았다. 이에 기후변화에 따른 반복적인 가뭄을 항구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으로는 지하저수지 건설을 위한 지하댐 설치가 시의적절한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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