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

독일 국영방송사 도이체 벨레는 올해 초부터 남획, 바다산성화, 지구온난화, 해양오염, 해양생태계 등 5가지 문제를 의제로 설정, TV방영에서부터 인터넷기사까지 연재하고 있다.

도이체 벨레가 지적한 5가지 문제에서 우리나라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남획과 자원고갈, 갯녹음 심화, 어장환경 악화, 연근해 수온 상승, 폐어구로 인한 유령어업 피해 심화, 바닷모래 채취와 어장 생태계 악화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 나라역시 수산자원 감소로 지난해 어획량은 44년만에 100만톤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남획과 중국의 싹쓸이 불법조업, 어장환경 악화,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것이다.

또한 지속된 수산자원 감소로 인해서 우리 바다에서 국민생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1981년에 생산량이 약 17만 톤에 달했던 국민생선 명태는 이미 2008년에 공식적 통계상 어획량이 ‘0’이 되면서 상업적으로 멸종했으며 쥐치는 최대 생산량 99.5%가 줄었다. 갈치 역시 최대생산량 대비 99.5%가 줄었고, 고등어는 62.5%가 감소하는 등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민생선’에서 ‘자원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해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해양 산성화 등으로 갯녹음의 영향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 연안의 갯녹음 피해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58배인 1만7000ha에 달한다.

셋째,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수온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해역의 표층 수온은 1968년부터 2015년까지 1.11도 상승, 전 세계 상승 폭의 2.5배를 넘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한반도 해역에서 과거에는 나지 않던 아열대성 어종들이 늘어나고 한류성 어종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려스러운 부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에 대해 우리 독자적으로만 막아 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넷째, 바다 오염과 관련, 어업에 연결되는 문제는 폐어구로 인한 어장환경 악화 및 유령어업의 문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폐어구로 인한 유령어업으로 인해 연간 어획량의 약 10%가 손실된다. 이는 연간 10만 톤에 이르는 수산자원이 폐어구로 인해서 폐사, 4000억에 달하는 국부가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폐어구 관리체계가 미약하고 예산이 부족해 폐어구의 침적이 매년 확대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바닷모래 채취 등 해저광업으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 바닷모래는 현재보다 미래 세대에 중요한 자원으로 현재 세대가 남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바닷모래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고 석유와 같이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은 2014년에 ‘모래,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희소’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모래 채취의 악영향, 자원으로의 희소성 등을 경고하면서 재생골재의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 바다를 구할 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남획에 대한 강력한 통제로 수산자원 회복을 도모해야하며 바다산성화에 대응, 바다숲 조성을 통한 바다환경살리기에 나서야한다. 또한 폐어구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어구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폐어구의 대대적인 수거작업도 병행해야한다. 더불어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미래의 자원인 바닷모래의 이용은 미래세대의 판단에 맡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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