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봄 가뭄 반복…해결방안 모색해야
농업용 지하댐 건설 등 정책마련 절실
농산물 수급문제 야기…가뭄, 범부처 공동 과제

▲ 혹독한 가뭄과 폭염으로 수확기를 맞은 감자 작황이 엉망이다. 지난 22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에서 한 농업인이 말라죽은 감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최근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업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까지도 큰 비 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측돼 가뭄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봄 가뭄 현상은 최근 4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 21일 기준 올해 강수량은 189mm로 평년 388mm대비 49%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안전처가 지난 10일 발표한 강수 전망 및 경향에 따르면 이달 뿐 아니라 다음 달까지도 큰 비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농업인들의 영농에 대한 고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뭄은 ‘주의단계’ 경보 수준으로 가뭄피해가 심각한 곳은 전남, 충청, 경북 등 33개 시군 등 이다. 이 중 경기, 충청 등의 지역은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매년 가뭄이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진 농어촌공사 부장은 “현재 농어촌공사는 한강-강화를 연결하는 임시수로를 설치해 비교적 농업용수가 넉넉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매년 동일한 곳에서 가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자연 증발량을 고려할 때 농업용수를 확보키 위해서는 강우량이 최소 10mm이상을 넘겨야 하지만 현재 국내 일일강우량은 5mm채 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뭄으로 인한 농업계의 피해는 농산물 수급 문제로 이어지며 애그플레이션을 야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미치고 있다. 때문에 농업용수 부족문제는 단순히 농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부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국적인 강수량 부족 현상은 오는 8월 이후에나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4~5월 모내기 이후 작물 생육을 위해 7월까지 수자원을 확보해야하는 농업계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영농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농업용수 관로는 논 농사 중심으로 치우쳐 있어 밭 작물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앞으로 밭 농사용 관수체계 설비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면 매년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송성호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박사는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완키 위해서는 유입량 변화가 적고 증발이 거의 없는 지하수자원의 활용을 적극 검토, 농업용 지하댐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송 박사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농업용 지하댐은 지하수위를 1∼1.5m 상승시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기존 지하수 이용량 대비 약 3배가량 많은 30∼35%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하수에 의한 용수 공급은 약 37억㎥으로 전체 중 11%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적으로 충남 공주처럼 지하댐 건설을 병행해 항구적인 가뭄 극복의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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