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사육·현장중심…종별로 멘터·멘티 집중교육
안정적 유통기반 확보…다양한 가공제품으로 활용도 높여

▲ 조상섭 양주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가 창업아카데미에서 농업으로 새로운 소득 창출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 귀농·귀촌인을 위해 교육하고 있는 모습.

영화 ‘설국열차’에서 충격을 줬던 양갱(단백질바)의 정체, 바퀴벌레. 미래에는 기후변화와 폭발적인 인구 증가 등으로 식량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한 설정이지만 실제로 많은 이들이 미래 대체 식량으로 곤충을 꼽고 있다. 곤충은 짧은 생산기간과 낮은 생산비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높은 단백질 함량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의 대체 식량원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곤충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업인들이 있어 화제다. 곤충을 사육해 가공하는 것은 물론 유통까지 농업인이 직접 나서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를 찾았다.

# 곤충, 끝없는 변화와 가능성

미래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은 현재 식량, 의약품, 사료, 화장품 원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어린 아이들의 체험학습용으로도 사용돼 그 활용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러한 곤충의 산업화 가능성에 주목한 44농가는 2013년 12월 양주시에서 곤충산업연구회를 만들었다. 작은 규모에서도 짧은 기간에 사육이 가능하고, 활용도에 따라서 높은 소득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에 참여하는 농가들도 다양하다.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농가, 식용으로 사육만을 하는 농가, 곤충을 생산해 가공까지 하는 농가 등 여러 농가가 곤충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하나로 모여 정보를 공유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곤충을 건조하는 것에서 나아가 분말형태로 가공해 소면을 만들거나 스프, 조미료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곤충을 원료로 한 화장품도 개발 중이다. 또한 곤충을 주 재료로 한 쿠키나 음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제과점과 음식점도 생겨나고 있어 곤충산업의 변화무쌍한 가능성은 한계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현장 중심 교육으로 창업까지

곤충이 불러오고 있는 놀라운 미래의 중심에는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가 있다.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는 2014년 양주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곤충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후 곤충산업의 사관학교로 더 잘 알려지게 됐다. 특히 귀농·귀촌을 하면서 농업에서 새로운 소득창출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의 ‘곤충산업 창업아카데미 교육과정(51시간)’을 이수한 이들의 48%가 창업을 했다.

이처럼 높은 창업율의 배경은 곤충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현장 중심의 교육이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곤충산업 창업아카데미에서는 일련의 교육과정이 창업을 위한 준비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곤충을 사육하고 있는 농장 등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곤충의 종별로 멘터-멘티를 두고 하루에 4시간씩 4일간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수요자가 원하는 맞춤형 교육은 물론 족집게 과외까지 곁들인 셈이어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유통기반 강화로 부가가치 UP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식용곤충 원료가공공장인 ㈜인섹트 비전을 설립, 유용곤충의 식용과 사료용 가공단지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곤충사육 농가의 안정적인 유통기반을 확보하고, 다양한 가공제품으로의 활용도를 높였다. 대표적인 식용곤충인 밀웜의 경우 자체 브랜드인 ‘고소애’로 상품화해 소면, 헛깨차, 조미료 등의 제품으로 시판되고 있다. 또 흰점백이 꽃무지도 ‘꽃뱅이’ 브랜드로 상품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번데기, 메뚜기, 귀뚜라미, 풍뎅이, 굼벵이 등 다양한 식용곤충이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식용곤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소비 저변 확대를 위해 식용곤충의 기능성에 대한 홍보와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용곤충을 활용한 요리대회와 연계한 홍보도 이뤄지고 있어 식용곤충의 고급화도 예상되고 있다.

# 특수성 고려한 지원 이뤄져야

현재 전국적으로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농가는 700여농가에 불과한 실정으로 아직까지는 곤충산업의 높은 가능성에 비해 생산기반이 취약하다.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를 중심으로 경기도 산업곤충연구회, 전국 단위 조직인 (사)곤충산업협회 등이 운영돼 곤충산업에 대한 인식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국 단위 조직으로 활동하기에는 거리, 예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고단백, 기능성, 높은 활용 가능성 등이 있는 곤충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농업인들 직접 생산부터 유통까지 참여하고 있는 만큼 현장 농업인과 미래 농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 높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상섭 양주시 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곤충산업과 관련해 농업인들이 생산-유통-가공 등 일련의 과정을 수행함에 있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사육 등 생산을 위한 정보 교환과 자립적 유통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박혁성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장
-차세대 유망산업…귀농·귀촌에 많은 기회 제공

“곤충산업은 작은 규모에서도 단기간에 영양 만점의 고단백 식재료의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유망산업입니다. 이러한 곤충산업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농가들이 모인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는 개인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곤충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식용곤충의 다양한 상품화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수가 아직은 적기 때문에 양주시 곤충산업연구회는 열린 농업인 조직으로서 인근지역이나 귀농·귀촌을 하면서 새로운 소득원을 찾고 있는 농업의 신규 진입 인력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곤충을 활용한 가공제품화는 6차산업의 당당한 주역으로 위상도 높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곤충을 식재료로 활용한다는데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호기심 반, 거부감 반인 것은 사실인 만큼 보다 많은 홍보활동을 통해 곤충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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