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후 내린 비로 무름병 확산…품위 하락
한포기라도 더 건지자"…조기 출하

▲ 농업인들이 최근 지속된 비로 품위가 하락한 배추를 조금이라도 건지고자 평년대비 조기 출하를 진행하고 있다.

[글싣는 순서]

(上) 준고랭지
(下) 완전고랭지

지난해 배추가격 상승으로 올해 봄, 준고랭지, 고랭지 재배면적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 4월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준고랭지 1기작 포전 작황은 암울하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부터 내린 비는 무름병 발생을 증가시켜 출하가 진행 중인 준고랭지 1기작 배추포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반면 이번 비는 정식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거나 아직 정식이 진행 중인 완전고랭지 포전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게 산지, 도매시장 유통인들의 전언이다. 준고랭지와 완전고랭지의 배추 수급 동향에 대해 짚어봤다.

# 준고랭지 1기작 재배 농업인 피해 심각

준고랭지 1기작 배추가 재배되는 횡성 둔내, 평창 방림·계촌, 정선 임계 등지의 포전은 가뭄이후 내린 비로 칼슘결핍에 무름병까지 확산됐다. 이에 따라 평년에는 이달 25일까지 수확이 이뤄졌으나 올해는 품위가 더 하락하기 전에 한포기라도 더 출하하려는 농업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오는 20일 이전에 대부분의 1기작 수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있는 작업반원들은 “지금 출하를 못하면 포전에 있는 배추를 다 버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물량이 가락시장으로 출하돼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피해를 덜 보기 위해 출하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5톤 차량에 배추 9~11톤 정도를 실어 가락시장에 출하하면 농업인이 1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지만 빨리 출하하지 않으면 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촌에서 배추를 출하 중인 농업인은 “정부나 소비자나 배추가격이 비싸면 물량을 비축, 저장한다고 난리를 치지만 가격이 낮을 때는 아무 관심이 없다”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10kg 한 망의 도매가격이 5500원 이상을 형성해야 하지만 4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을 받는 농업인이 거의 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버리는 물량이 40~50%

준고랭지 1기작 배추가 출하 중인 포전은 버리는 물량이 평균 40~50% 정도이다. 이미 수확을 마친 밭에도 남아 있는 배추들은 병으로 썩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밭 주변에는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비가 온 후에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포전도 적지 않다.

배추 포전에서 만난 한 산지유통인은 “올해 포전에서 버리는 물량만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0%”라며 “준고랭지, 고랭지 지역의 기온, 강수량이 매년 변해 배추재배 여건도 해가 지날수록 좋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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